前북한군 출신 탈북민 이소연씨
지난 5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언론인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훈련받는 북한군의 모습이라며 짧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텔레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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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이 우크라이나의 포로가 될 경우 이들에게 대한민국 귀순 기회를 줘야 한다는 주장이 22일 유럽연합(EU)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유엔 관계자들이 참석한 북한 인권 토론 행사에서 나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말 “북한군을 포로로 잡을 경우 한국으로 송환하지 않고 러시아에 억류된 우크라이나인 포로와 교환할 자원으로 활용하겠다”고 했었다.
북한 이탈 주민 출신 이소연(48) 뉴코리아여성연합 대표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 한국 문화원에서 열린 ‘브뤼셀 북한인권 대화’ 행사에서 “북한군 포로가 우크라이나 포로와 교환될 경우 이들은 (북송돼) 처형되거나 극심한 인권 탄압을 받게 될 것”이라며 “북한군 포로가 본인의 의사에 따라 한국행을 선택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오늘 이 자리에 계신 (EU와 나토 등) 관계자 여러분들이 힘써주시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북한군의 전투 투입이 본격화하면서 포로 발생은 시간문제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미 북한군 포로 수용소까지 마련했다고 알려졌다. 이 대표는 “북한군은 규정상 포로가 될 경우 ‘자폭(자결)’하라고 지시받는다.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이유만으로 배신자·변절자 취급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인권에 대해 논하면서 북한 포로들이 (북한으로 돌아가) 죽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천안함 피격 사건 및 연평도 포격 사건을 주도한 북한 4군단에서 10년여간 복무한 전직 북한군이다.
북한 주민은 한국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도 북한군 포로 발생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워 왔다. 북한군 포로가 발생할 경우 우크라이나 현지에 파견할 예정인 한국군과 정보 당국 인력(참관단)이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으리라고 예상된다. 참관단 파견은 하지만 야당의 반대로 난항을 겪는 상황이다.
토론에 참석한 제임스 히난 서울 유엔인권사무소장은 “북한군 포로의 행선지 문제는 국제법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이슈다. 유엔의 틀 내에서도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유럽의회 관계자는 “북한군 포로 처리 문제는 러시아·북한의 군사 협력에 대한 압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이 이어질 경우 파병에 대한 북한의 부담이 커지면서 파병 축소나 철수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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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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