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투기자본, 경영권 위협 우려
투자자보호 제도개선 우선 논의
지난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2025년도 예산안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권창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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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야당에서 준비 중인 상법개정에 대해 자본시장에 미치는 부작용이 크다며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개선안을 우선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24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더불어민주당의 상법개정 취지로 기업 지배구조를 좀 더 투명하게 가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그 방법으로 상법개정이 맞는지는 짚어봐야 한다"며 "기업경영이나 자본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본시장 측면에서 상법개정이 반드시 바람직한 면만 있는 게 아니라 부작용이 더 크지 않느냐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상법개정을 통해 이사의 충실의무를 주주까지 확대하면, 이를 빌미로 외국 투기자본이 기업에 과도한 요구를 하거나 경영권을 위협하는 사례가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정부는 기업 지배구조와 관련해 문제 제기된 부분들은 제도개선에 나선 상태다. 대표적인 것이 합병가액 산정기준 폐지다. 김 위원장은 "문제된 부분에 맞춤식으로 제도개선하는 것이 상법 부작용을 피해 가면서 실효적인 지배구조 개선, 투자자보호 조치가 가능할 것"이라며 "상법개정보다는 합병·분할 부분에서 제도개선 등을 우선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내 증시 하락에 대한 대책은 준비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증시안정펀드 등 증시가 떨어질 때 코로나19 시기에 썼던 수단들이 있고, 언제든지 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다만 주가부양 측면보다는 안전판 역할이기 때문에 적절한 타이밍을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증시의 매력도와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근본 대책"이라며 "증시 주력 업종들이 다시 한번 경쟁력을 가져 위기에 대응해야 하고, 정부도 기업 지배구조 등 우려되는 부분은 제도 개선을 통해 시장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비트코인 국가전략자산 비축 발언 등 가상자산 육성 가능성에 대해선 "가상자산을 어느 수준까지 육성할 것인지는 미국의 정책변화와 이에 따라 다른 나라의 스탠스가 바뀌는지, 국내 여건은 어떤지 등을 보고 판단할 문제"라며 "조금 시간을 두고 봐야 할 이슈"라고 말했다.
정부 증시부양책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 올해 주주환원 규모가 지난해보다 2~3배 정도 증가하는 등 기업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법인세, 배당소득세 등 인센티브 법안들이 국회를 통과하면 모멘텀을 얻을 수 있지 않겠나 기대한다"고 했다. 성과가 부족하다는 지적에는 "현재 밸류업 정책을 평가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기로, 성과가 나오도록 일관되게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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