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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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미사일을 주고 받으며 벼랑 끝 전술을 펼치는 건 당장 영토 확장 등을 위한 군사적 목적이라기보단 향후 있을 종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이 크단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제안하는 휴전 협상에 임할 가능성을 열어놨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미사일 대치를 두고 치명적 피해를 의도적으로 피한 것으로 보이는 보여주기식 공격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주 미국과 영국이 지원한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와 스톰섀도를 러시아 본토로 쏘아 올렸다. 서방이 지원한 장거리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러시아는 개전 후 처음으로 최신 중거리 미사일인 오레시니크를 발사하며 강하게 반격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오레시니크를 러시아가 가진 정밀 장거리 무기들과 함께 대량으로 적에 사용할 경우 전략 핵무기의 효과와 위력에 필적할 정도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나 공격 수위에 비해 심각한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사실상 군사적 목적보단 미국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군사적 위협을 극대화함으로써 향후 협상에서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신경전이라는 게 NYT의 분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구체적인 방법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취임 후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공언해왔다.
실제로 양국 모두 트럼프 취임 후 휴전 협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모습이다. 다급한 건 우크라이나 쪽이다. 우크라이나가 미국으로부터 전폭적 지원을 기대할 수 있는 건 트럼프 취임 전 약 2개월뿐이다. 특히 우크라이나군이 일부를 장악한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에서 패퇴할 경우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두고 벌어질 종전 협상에서 불리해질 공산이 크다는 게 관측통들의 지적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내년 종전 가능성을 열어두며 트럼프 당선인에게 종전안을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식량안보 관련 회의에 참석해 "러시아와의 전쟁을 내년에 끝낼 수 있다"면서 "미국 차기 대통령의 제안을 듣고 싶다. 우리는 그걸 1월까진 보게 될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더 강력한 입장을 취하고 글로벌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가 우크라이나 편에 서서 지지해줄 때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과 우크라이나 휴전 협정을 논의할 의향이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로이터는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포기하고 현재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유지한단 조건으로 휴전을 논의할 수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요구할 수 있는 다른 조건으론 우크라이나 군대 축소와 러시아어 사용 제한 금지 등이 거론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우크라이나 전쟁 담당 특사 자리를 신설해 리처드 그레넬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 대행을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사는 양측의 휴전 협상을 중재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레넬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으며,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를 자치 구역으로 만드는 방안을 언급하기도 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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