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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너도나도 "테무에서 샀어" 열풍 불더니…확 식은 인기, 주가 30%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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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오자오 차이나]테무 운영사 PDD홀딩스, 이틀 만에 -14%

[편집자주] 중국은 가깝고도 먼 나라입니다. 서로를 의식하며 경쟁하고 때로는 의존하는 관계가 수십세기 이어져 왔지만, 한국 투자자들에게 아직도 중국 시장은 멀게만 느껴집니다. G2 국가로 성장한 기회의 땅. 중국에서 챙겨봐야 할 기업과 이슈를 머니투데이의 '자오자오 차이나' 시리즈에서 찾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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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핀둬둬 주가 추이/그래픽=김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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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직구 플랫폼 '테무'(TEMU)로 유명한 핀둬둬 주가가 하루 만에 10%대 빠졌다. 그동안 경쟁사인 알리바바, 징동닷컴보다 몸집은 작지만 폭발적인 이익 성장을 이어가 시장의 주목을 받았는데, 성장세가 꺾여서다. 중국 소비 침체와 트럼프 행정부라는 안팎의 악재도 주가를 끌어내렸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핀둬둬(PDD홀딩스)는 전일 대비 10.64% 내린 104.0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튿날에도 주가는 3.86% 내렸다. 핀둬둬 주가는 연초에 150달러대였으나 이제는 100달러를 겨우 지키고 있다. 연초와 비교하면 주가 하락률은 30%를 넘는다.

주가 급락은 '어닝 쇼크'의 영향이다. 핀둬둬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994억위안(약 19조2438억원), 비일반회계기준(Non-GAAP) 순이익은 61% 증가한 275억위안(약 5조3240억원)이다. 두 자릿수 성장률이지만 블룸버그 예상치(매출 1028억위안, 순이익 292억위안)에는 못 미쳤다.

핀둬둬 주가는 지난해에만 73%대 뛰면서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중 독보적인 수익률을 보였다. 알리바바와 징동닷컴보다 매출 규모는 작지만 연이어 깜짝 실적을 내놔 성장성을 인정받은 영향이었다. 핀둬둬의 지난해 매출과 순이익은 모두 전년 대비 90%대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도 조정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늘어 시장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고속 성장하던 실적이 꺾인 건 2분기부터였다. 2분기 핀둬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6% 늘어난 971억위안(약 18조7985억원), 순이익은 125% 늘어난 344억위안(약 6조6598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 성장률이 직전 분기와 비교해 반절이 된 것이다. 투자자 실망감이 반영되며 지난 8월26일 주가가 하루 만에 28.51% 내렸다. 상장 이래 최대 하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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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생성 인공지능(AI) 달리(DALL·E)가 만든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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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둬둬의 성장 둔화 배경에는 중국의 경기 침체가 있다. 중국의 소비가 높은 청년 실업률과 부동산 위기의 영향으로 둔화됐고, 이와 같은 상황에서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가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저가 경쟁에 나서서다. 경쟁사인 알리바바와 징동닷컴도 최근 한달간 주가가 각각 14%대, 10%대 하락했다.

고성장을 이끈 해외 사업의 전망도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핀둬둬가 지난해 9월 출시한 테무는 세계 각국에서 제재 리스크에 직면해있다. 일례로 유럽연합(EU)은 지난달 테무가 디지털서비스업 위반 여지를 가지고 있다며 조사에 착수했다. 테무에 대해서는 독일, 덴마크, 아일랜드 등 유럽 각국에서 위조품, 의약품, 화장품, 장난감 판매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대선에서 중국에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것도 악재다. 홍콩 하이통 국제증권은 핀둬둬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추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테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며 "중장기적으로 주가를 결정하는 요인은 단기 실적이 아니라 지정학적 리스크다. 이는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문제"라고 분석했다.

핀둬둬를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이 악화일로를 걷는 만큼 증권가에서는 보수적인 접근을 권고한다. 이동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성숙 단계에 진입한 중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오랫동안 살아남기 위해 물류와 같은 생태계 구축에 투자를 확대하는 전략은 바람직하다"면서도 "이는 고성장과 수익성 개선이라는 스토리로 주가가 상승하던 구간이 끝났다는 의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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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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