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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그렇게 싸우더니 결국”…강남 한복판 이 동네, 재건축 위해 다시 뭉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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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포 경우현 통합 잰걸음
‘2340가구 대변신’ 예고

단지별 자산평가액 두고 이견
추후 정식 감정액따라 재논의
갈등 봉합하고 사업 신속추진
정비계획 서울시에 입안 예정


매일경제

통합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강남구 개포동 경남아파트 전경.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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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재건축 추진 과정에서 종전자산 추정액을 두고 갈등을 빚었던 서울 강남구 개포동 경남·우성3차·현대1차아파트(경·우·현) 정비사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앞서 이들 3개 단지는 통합재건축 정비계획 변경안에 대한 공람 중 일부 주민이 “자산 가치가 너무 낮게 추정됐다”며 반발해 내홍을 겪었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강남구는 이번주 구의회 의견 청취를 거쳐 조만간 경·우·현 통합재건축 정비계획을 서울시에 입안할 예정이다. 입안 신청이 완료되면 서울시는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정비구역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1984년에 나란히 준공된 경·우·현은 개포동 최초의 민영 아파트로 각각 678가구와 405가구, 416가구로 구성됐다. 총 1499가구 규모 대단지다. 지난해 최고 50층, 2340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신속통합기획안이 확정됐다.

하지만 지난 6~7월 정비계획 변경안에 대한 주민 공람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일부 주민들이 반발했다. 쟁점은 종전자산에 대한 추정치였다. 정비계획 변경안에 따르면 경남1차 166.48㎡의 종전자산 추정액은 32억50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경남2차 182.2㎡의 추정액인 35억5800만원보다 3억원 이상 낮은 금액이다. 경남1차 주민들은 대지 지분이 더 큰 경남1차의 추정액이 경남2차보다 낮은 것을 문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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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1차는 1~7동으로 12층이며 용적률이 158%다. 경남2차는 8~10동이며 15층으로 용적률이 203%다. 대지 지분은 층수가 낮은 1차가 2차에 비해 15%쯤 더 크다. 종전자산에 대한 평가는 향후 분담금 산정의 기준이 된다. 평가액이 클수록 분담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에 경남·우성3차·현대1차 3개 단지로 분리 정산하기로 했던 기존 계획을 바꿔 경남1차·경남2차·우성3차·현대1차 4개 단지로 분리하자는 요구도 나왔다.

경·우·현 통합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 측은 자산 추정에는 용적률과 대지 지분 외에도 시세 등 다양한 요소가 고려되는 만큼 해당 추정액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또 경남1차와 2차는 하나의 필지로 묶인 단지여서 분리 정산은 어렵다고 주장했다.

결국 경남1차 주민을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까지 꾸려졌고 강남구는 지난 8월부터 재건축 지원 전문가 조직인 재건축드림지원TF 자문단을 파견했다. 다섯 차례 회의를 통해 의견을 청취한 자문단은 지난달 말 ‘신속한 정비계획 입안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자문단 결론의 핵심은 ‘정비계획단계의 종전자산 추정치는 약식 감정을 통해 산출된 추정치일 뿐 확정치가 아니어서 추후 사업시행단계에서 정식 감정평가액이 산출된 후 자산 가치에 대해 재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효력이 없는 추정치를 두고 주민끼리 다투느라 사업이 지연되는 것은 실익이 없고 추후 정식 감정평가단계에서 대지 지분과 주거 환경 등을 고려해 종전자산을 평가하면 된다는 뜻이다.

경우현 추진준비위 측도 신속한 사업 진행을 위해 한발 물러섰다. 총 4개 단지로 분리 정산하자는 비대위 측 요구를 조건부로 받아들였다. 추후 조합설립 단계에서 주민 합의가 이뤄진다면 분리 정산을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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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강남구 개포동 경남·우성3차·현대1차 아파트 단지 전경.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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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우·현은 주변에 개일초와 구룡중, 개포고가 있고 반경 1㎞ 안에 경기여고와 숙명여고 등이 있다. 분당선 구룡역과 지하철 3호선 도곡역도 가깝다. 양재천을 끼고 있는 데다 3개 단지가 한 블록 안에 있어 통합재건축이 쉽다.

지난 2018년부터 통합재건축을 추진했고 당시 강남구에서 처음으로 민영 아파트가 자발적으로 연대해 추진하는 사례로 주목받았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의 규제로 한때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난해 신속통합기획안이 확정되며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다만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향후 사업시행단계에서 종전자산에 대한 정식 감정평가가 이뤄진 후 주민 간 이견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경남1차 주민은 “독립정산제 시행을 위해선 주민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조건이 붙은 반쪽짜리 약속”이라며 “시행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도 없어 향후 갈등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2일 강남구는 개포주공6단지와 7단지 통합재건축 정비사업의 사업시행계획을 인가한다고 고시했다. 사업시행계획이 인가되면 일반적으로 재건축 사업의 8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본다. 총 1960가구 규모인 개포주공 6·7단지는 개포동 주공아파트 중 마지막으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정비사업을 통해 2698가구 대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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