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배우자가 아닌 자녀에 대한 가정폭력을 이유로 이혼할 수 있을까.

25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A씨가 이같은 사연을 전하며 조언을 구했다.

A씨는 “공무원인 남편은 직장과 지인들 사이에서 점잖고 올바른 사람으로 유명하고 저에게도 잘한다”며 “하지만 아들에게만은 지나치게 엄격하고 높은 기준을 들이대면서 아들이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매섭게 훈육하고 종종 체벌도 했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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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아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덩치가 커지고 사춘기가 오자 남편에게 반항하기 시작했고 사사건건 아버지와 부딪쳤다”며 “제가 아들 편을 들면 남편은 저에게도 험한 말을 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러다 한 달 전 A씨가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고 한다. A씨는 “이날도 남편은 성적이 안나온다는 이유로 체벌하려고 했는데 아들이 맞기를 거부했다”며 “남편이 극도로 흥분해서는 아들을 손과 발로 사정없이 구타했다. 옆에서 말려봤지만 역부족이였고, 한참을 맞던 아들은 집 밖으로 도망쳐 경찰서로 가서 남편을 아동학대와 가정폭력으로 신고했다”고 했다.

A씨는 “문제는 아들이 ‘더는 아버지와 살 수 없다, 엄마도 이혼하지 않으면 인연을 끊겠다’고 했다”며 “저도 폭력적인 남편과 살기 무섭다. 이혼하고 아들과 살고 싶은데 이혼할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같은 사연을 들은 류현주 변호사는 “A씨 같은 경우 민법 제840조 제6호의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며 “남편이 A씨를 직접 폭행한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될 수 있다”고 말했다.

A씨의 아들은 현재 고등학생이다. 만약 A씨가 이혼을 한다면 성인이 된 아들의 대학등록금, 생활비 등을 보조받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류 변호사는 “이혼 후 자녀에 대한 금전적인 보조를 받을 수 있는 것은 법적으로 ‘양육비’뿐이다”라며 “양육비는 만 19세 미만인 자녀에 대해 비양육자가 양육자에게 지급하는 금원을 의미하기 때문에 자녀가 성년이 된다면 법적으로는 금전적인 보조를 받을 명분이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실에서는 자녀가 대학교에 입학한 이후, 또는 결혼할 때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간다. 때문에 이혼소송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일부 고려해 금전적인 분할이 이뤄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