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국 등 '선진국 분담 규모' 반발에 폐막 2일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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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가 핵심 의제인 2025년 이후 신규기후재원목표(NCQG)에 가까스로 합의하며 24일 폐막했다.
25일 환경부에 따르면 11~22일 일정으로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COP29가 예정된 폐막일에서 이틀이 지난 24일 마무리됐다.
총회에는 198개 당사국을 포함해 국제기구, 산업계, 시민단체 등 6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NCQG 설정 △국제탄소시장 운영 기반 조성 등 주요 쟁점 타결에 성공했다. 우리나라는 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수석대표로, 정기용 외교부 기후변화대사가 교체 수석대표를 맡았다. 12~13일까지 열린 세계기후행동정상회의에는 조홍식 기후환경대사가 대통령 특사로 참석했다.
우선 NCQG와 관련해선 국제사회의 모든 주체가 2035년까지 연간 1조3000억 달러(약 1827조 원) 이상을 전 세계적 기후투자로 확대하기 위해 협력하고, 이 중 연간 3000억 달러(약 422조 원)는 선진국 주도로 조성하기로 했다. 특히 선진국 분담금은 21일 공개된 합의문 초안의 2500억 달러보다 500만 달러 증액된 것이며 2009년 타결된 종전 목표(연간 1000억 달러)보다 3배 늘어난 금액이기도 하다.
개도국에 대해서는 남남협력(South-South Cooperation) 등을 통한 자발적인 공여를 장려하는 문구도 합의문에 포함됐다.
선진국 그룹에는 미국, 캐나다, 유럽연합(EU) 등 약 20개국이 있고, 우리나라는 포함되지 않아 선진국 분담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회의에서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첨예한 이견으로 회의가 시작된 11일부터 대립이 이어졌다. 선진국은 새 목표가 기존 목표와 다른 공공·민간 부문이 모두 참여하는 전 세계적 기후 행동 투자 목표라고 주장한 반면, 개도국은 NCQG가 선진국이 개도국의 기후 행동을 지원하기 위한 목표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소규모 도서국, 최빈국(LDC) 그룹은 합의문 초안 공개 당시 선진국 분담금이 지나치게 적다고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폐막일에서 이틀이 지나서야 타협안이 도출됐지만 여전히 반대 의견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협상 과정에서 한국 정부는 '녹색 사다리'로서 선진국과 개도국 간 가교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재원 공여 의무국은 아니지만 양자·다자 공적개발원조를 통해 개도국 기후 대응을 지원하며 국제사회 노력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은 지난해 녹색기후기금(GCF) 3억 달러 추가 공여 발표, 손실과 피해 대응 기금에 700만 달러 신규 출연을 공약했다.
파리협정 제6조(국제탄소시장)도 이행규칙 협상 시작 9년 만에 합의에 도달했다. 주요 내용은 △국가 간 자발적 국제감축 협력사업(제6.2조) 및 국제감축실적(ITMOs) 허가절차 △당사국 보고내용 불일치 식별 및 처리방안 △국제등록부 운영방법 및 추가 기능 등에 대한 추가 지침을 마련했다. 파리협정 감독기구가 관리하는 제6.4조 메커니즘 운영을 위한 배출기준선 및 탄소제거 활동 범위에 대한 표준, 제6.4조 감축실적(A6.4ER) 허가절차, 메커니즘 등록부 운영방법 등 추가 지침도 완성됐다.
총회에서는 제1차 전 지구적 이행점검(GST) 결과 발표 및 후속 조치 이행에 관한 절차적 사항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됐다. GST는 파리협정 제14조에 의거해 2023년부터 5년마다 파리협정의 장기 목표 달성을 위한 전 지구적 차원의 노력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다.
당사국들은 제2차 GST 절차가 시작되는 2026년 전 이행 절차 보완 방안을 논의하는 'GST 절차적 요소', 차기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등 감축 요소를 논의하는 'GST 연례 대화체 운영', 향후 방향을 논의하는 'UAE 대화체 운영' 등 3개 의제를 중심으로 협상했지만 모두 이견 조율에 실패해 향후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해서는 온실가스 감축 작업 프로그램(MWP) 결정문에 올해 논의 주제인 건물과 도시 시스템에 대한 주요 논의 결과가 반영돼 전 지구적 감축 노력 지침을 제공하는 진전을 이뤘다.
적응과 관련해서는 '바쿠 적응 로드맵'이라는 논의 공간이 신설됐고 글로벌 적응 목표 평가지표 개발을 위한 '지표 작업 프로그램'의 내년 작업 일정 및 지표 형태 등을 결정문에 포함했다.
의장국은 COP29 행동의제로 기후 행동을 촉진하는 14개의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우리 정부는 △에너지 저장 및 전력망 서약 △수소 행동 이니셔티브 △유기성 폐자원 분야 메탄 저감 이니셔티브 △기후행동을 위한 물 이니셔티브 △바쿠 글로벌 기후 투명성 플랫폼 등에 동참했다.
한편 차기 총회는 내년 브라질에서 열린다. 환경부는 COP29 결과를 국민과 공유하고 국제사회의 방향과 우리나라의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COP29 결과 공유 대국민 포럼'을 2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이투데이/세종=정호영 기자 (moonris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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