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안와르 이브라힘(맨 오른쪽) 말레이시아 총리가 2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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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말레이시아가 25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과 말레이시아는 1960년 수교 이래 다방면에서 우호·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왔고, 특히 한국은 말레이시아 ‘동방 정책’의 핵심 파트너로서 긴밀히 협력해 왔다”며 “이런 관계 발전을 반영해 오늘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고 했다.
안와르 총리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을 통해 포괄적으로, 다양한 방면에서 (양국이) 함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안와르 총리는 “한국은 말레이시아에 잘 알려진 국가”라며 “한국 기업이 페낭 대교를 세웠고,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도 건축했고, 메르데타 118 건물에도 기여했다”고도 했다.
공동 성명에서 양국은 한·말레이시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내년에 타결하는 것을 목표로 가속하기로 합의했다. 한·말레이시아 FTA 협상은 2019년 3차례에 걸쳐 진행됐으나 말레이시아 내부 사정으로 중단됐고, 지난 3월 재개됐다.
대통령실은 한국이 국제사회에 제안한 무탄소 에너지(Carbon Free Energy·CFE) 구상에 대한 말레이시아의 지지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CFE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만 써야 한다는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과는 달리, 원전·수소·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등 다양한 무탄소 에너지원을 활용하자는 운동이다.
양국은 또 “방산 협력이 굳건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기반을 둔 상호 신뢰의 상징”이라며, 군사 기술과 방산 분야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말레이시아가 지난해 한국의 FA-50 경공격기 18대를 도입하기로 계약했으며, 예정된 말레이시아의 경공격기 교체 2차 사업 등 차기 방산 사업에 대한 한국 기업의 참여에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말레이시아 측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와 탄도 미사일 기술 이용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고, 지역 및 국제 평화와 안정에 대한 위협이라는 데에도 의견의 일치를 봤다. 양국은 북한에 추가적인 도발과 불법 행위를 자제하고,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들을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북한의 대량 살상 무기와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CVID)가 필요하다는 것을 재확인했다.
양국은 러시아와 북한 간 군사 협력이 심화하는 데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또 말레이시아 측은 윤 대통령이 발표한 ‘담대한 구상’과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해 통일에 대한 대한민국의 노력을 환영한다고 했다.
양국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헤즈볼라 간 충돌과 관련해서도 “가자 지구의 위기와 레바논 폭력 사태 심화 및 이에 따른 심각한 인도주의적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했다. 양국은 당사자들에게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휴전과 모든 인질 및 임의로 구금된 사람의 조건 없는 석방, 인도적 지원의 원활한 접근 보장, 민간인 보호를 요구했다.
한국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의 일원인 말레이시아가 내년에 아세안 의장국을 맡는 것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양국은 “자유롭고 평화로우며 번영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을 만드는 것이 공동의 이익이라고 보고, ‘인도·태평양에 대한 아세안의 관점(AOIP)’ 원칙에 따른 협력 강화에도 합의했다.
[김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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