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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공장 일이라 해서 왔는데"…러, 예멘 용병 수백명 전쟁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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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파병군 1만2000명 외에 예멘 용병도 수급…후티 반군과 '밀월'

머니투데이

러시아 국방부가 제공한 사진에 지난 22일(현지시각) 러시아 T90M 프로리프 전차가 장소가 알려지지 않은 곳에서 우크라이나 진지 방향으로 발포하고 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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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싸울 예멘 용병 수백명을 모집하며 후티 반군과의 연결 고리를 강화하고 있다. 예멘 유명 정치인이 주인인 용역회사를 통해 러시아군에 파병된 이들 상당수가 인신매매에 가까운 사기를 통해 강제 동원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가 입수한 예멘 러시아 용병이 서명한 계약서에는 후티 유명 정치인인 압둘왈리 압도 하산 알-자브리가 설립한 여행사가 이들 용병을 수급하는 대행사로 등장한다. 이 회사는 용병 모집을 최소한 7월 초부터 시작했다.

9월 러시아 모스크바에 도착해 러시아군에 징집된 예멘인은 약 200명. 군사훈련을 받지 않은 이들이 상당수인데, 러시아 드론 제조업체에 취업시켜 준다는 말에 속아 러시아어로 적힌 입대 계약서에 강제로 서명한 이들이 많다.

실명 공개를 거부한 예멘인 압둘라(가명)는 보너스 1만달러(1400만원)와 월 2000달러, 러시아 시민권을 얻을 수 있다는 약속을 받고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 로스토프 근처의 군사 기지로 보내졌다. 그는 FT에 "모두 거짓말이었다"며 "인간을 거래하는 사기꾼들에 의해 전쟁으로 끌려왔고 초기에 도착한 예멘인 상당수가 이미 사망했다"고 말했다.

예멘에서 알 자브리는 예멘 의회의 의원으로, 2015년 후티가 이끈 쿠데타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 유엔 군사법원에서 2021년 사형을 선고받은 174명 중 한 명이다. 후티족은 올해 최소 두 번 러시아에 공식 대표단을 파견해 러시아 중동 특사인 미하일 보그다노프 등 고위 관리들을 만났다.

미국은 러시아가 후티에 용병 공급의 대가로 일부 미사일 발사를 위한 타깃 데이터를 제공하고 첨단 대함 미사일 등 무기 판매를 논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예멘 특사인 팀 렌더킹은 "(양측 간) 논의되고 있는 무기의 종류는 매우 놀랍고 후티가 홍해와 그 너머의 선박을 더 잘 공격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예멘 중심 싱크탱크인 사나 전략 연구센터의 책임자 마게드 알마다지도 "러시아는 미국에 적대적인 홍해나 중동의 모든 단체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예멘 용병들은 후티족이 러시아와의 연계를 구축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조직됐다"고 말했다.

FT는 예멘인 러시아 용병 모집은 러시아가 서방과의 갈등으로 중동의 이란 및 이란 지원 무장단체와 얼마나 가까워지고 있는지 보여준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라고 짚었다. 체텀하우스의 걸프 지역 전문가 파레아 알 무슬리미는 "러시아에 필요한 것은 군인이고 후티가 (그들을 위해) 모집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예멘은 모집하기 쉬운 곳이다. 매우 가난한 나라"라고 밝혔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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