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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재명은 무죄, 위증한 김진성은 유죄…'위증교사' 엇갈린 판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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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위증교사 혐의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다만 이 대표가 위증을 시켰다고 지목받은 고(故)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비서 출신인 김진성씨는 일부 위증 혐의가 인정돼 벌금 500만원 유죄를 받았다. 이 대표로선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선고를 받은 지 열흘만의 고비에서 한숨 돌리게 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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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는 이날 1심 선고에서 “이 대표가 김씨에게 자신의 주장을 수차례 설명하고 변론 요지서를 제공했으며, 자신이 필요로 하는 증언에 관해 언급했다는 사정만으로 이 대표가 김씨에게 어떤 사실에 관한 거짓 진술을 요구했다거나 김씨로 하여금 위증하게 하려는 교사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이어 “이 대표는 ‘세월도 지나버렸으니 진짜 있는 대로 이야기해달라’는 취지로 말을 했고, 자신을 주범으로 모는 협의에 관해 설명은 하면서도 ‘증명은 되지 않았다’고 스스로 말하기도 했다”며 “이 대표는 김씨가 ‘알지 못한다’고 하거나, 김씨가 모를 수 있는 내용에 관한 증언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김씨의 위증 혐의는 일부 인정됐다. 재판부는 김씨가 2019년 2월 재판에서 “이 대표 (검사 사칭 사건 관련) 구속 전 ‘김 전 시장이 KBS 측과 협의 중’이라는 말을 들었다”는 취지의 발언 등 네 가지 증언에 대해선 위증을 인정했다. 반면에 “김 전 시장 캠프에서 이 대표를 주범으로 몰고 가자는 분위기가 있었다”는 취지 등 두 가지 발언은 무죄로 판단했다. 전자는 사실과 다르고 후자는 김씨의 기억이라는 취지에서다.

이날 재판부가 위증한 사람은 유죄, 위증을 시킨 사람은 무죄를 선고한 건 고의성에 대한 판단을 달리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김씨가 위증을 하게 된 동기는 이 대표의 요청 때문으로 보이므로 ‘교사 행위에 해당’한다”면서도 “이 대표가 김씨와 통화할 당시에는 김씨가 재판 증언을 할지 여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증언할지 여부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춰보면, 미필적으로나마 김씨 위증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김씨 위증에 대한 (간접)정범으로서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또 “통화 내용을 보더라도 김씨에게 어떤 사실에 관한 거짓 증언 위증을 요청하는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등 교사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도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 대표는 2018년 경기도지사 후보 토론회에서 2002년 대법원 유죄 판결(벌금 150만원)을 받은 자신의 검사 사칭 사건에 대해 “누명을 썼다”고 말해 공직선거법 혐의(허위사실 공표)로 기소되자, 김씨를 회유해 자신에게 유리한 위증을 시킨 혐의로 지난해 10월 기소됐다.

검찰은 이 대표가 2018년 12월에서 이듬해 1월까지 네 차례 통화에서 “KBS와 김 전 시장 간에 자신을 주범으로 몰려는 협의가 있었다”는 취지의 증언을 요청하고, 김씨가 2019년 2월 재판에서 “이재명을 주범으로 몰기 위한 김 전 시장과 KBS 간의 야합이 있었다”는 취지의 증언을 한 것이 각각 위증교사와 위증이라고 봤다.

재판 과정에서 양측은 고의성과 교사 여부를 두고 정반대 해석으로 맞붙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증언을 요청하던 중 김씨가 “내가 그때 (김 전 시장) 수행을 안 하고 있었다”고 말했음에도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해주면 되지”라고 말한 점을 주목해 “자신의 일방적인 주장인 ‘협의’라는 것이 실제 존재했던 것처럼 주입하며 증언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대표는 검찰이 녹취록을 짜깁기했다고 주장해왔다. 실제로 녹취록엔 “있는 대로 말해달라”, 안 본 것은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사건을 재구성하자는 것은 아니다”는 이 대표의 발언이 담겼다. 이 대표는 결심에서 “김씨가 ‘맞춰서 진술하겠다’고 이야기하길래 유난히 ‘있는 대로’, ‘기억나는 대로’ 하라고 말했을 정도“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선고 후 “진실과 정의를 되찾아준 재판부에 감사드린다”며 “이제 정치가 서로 죽이고 밟는 것이 아니라 서로 공존하고 함께가는 그런 정치면 좋겠다. 죽이는 정치보다 이제 사람을 살리는 정치를 하자고 정부·여당에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이날 5개의 재판 중 두 번째 위증교사 사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앞으로 3개의 재판에서 1심 선고를 남겨두고 있다. 앞서 열흘 전인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에서 당선무효 및 피선거권 10년 제한에 해당하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형을 받은 바 있다. 남은 3개의 재판은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배임 및 성남FC 후원금 관련 뇌물 혐의 사건(서울중앙지법) ▶불법 대북송금 관련 제3자 뇌물 혐의 사건(수원지법) ▶경기도 법인카드 등 예산 유용 혐의 사건이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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