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대한항공이 인천~구마모토 노선 재취항 기념 행사를 열고 있다. 대한항공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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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항공사들이 일본 소도시로 향하는 하늘길을 경쟁적으로 넓히고 있다. 엔저로 일본 여행이 늘면서 도쿄와 오사카 등 인기가 많은 대도시뿐 아니라 관광객들이 잘 찾지 않는 ‘나만의 여행지’를 찾는 수요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24일부터 인천~일본 구마모토 노선에 주 7회(매일) 일정으로 취항했다고 25일 밝혔다. 1991년 4월 처음 취항했다가 1997년 외환위기로 운항을 중단한 지 27년 만의 운항 재개다. 구마모토는 일본 규슈 정중앙에 위치한 현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칼데라 화산인 아소산과 일본 3대 명성인 구마모토성, 300년 전통을 자랑하는 구로카와 온천마을 등이 유명하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27일부터 인천~나가사키 노선 운항을 주 4회로 재개했고 인천~오카야마 노선은 주 4회로, 인천~가고시마 노선은 주 7회로 증편하는 등 동계 스케줄 오픈에 맞춰 일본 소도시 노선을 확대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2016년 구마모토 대지진으로 중단했던 인천~구마모토 노선 운항을 이달 7일부터 재개한다. 겨울철 관광지인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에도 다음달 취항한다.
일본은 최근 수년간 한국 항공사들이 노선을 줄이던 지역이다.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로 반일감정이 높아지며 일본 여행이 크게 줄었고, 2020년부터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돼 하늘길도 끊겼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기록적인 엔저 현상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도쿄·오사카·후쿠오카·삿포로 등 잘 알려진 대도시는 이미 다녀온 여행객들이 한적한 일본 소도시를 찾으면서 여행 수요도 계속 유입됐다. 관광객들에게 유명한 여행지보다 ‘나만 아는 여행지’를 선호하고, 주말 등을 이용해 짧은 여행을 즐기는 트렌드가 확산하며 일본 소도시의 인기가 올라가기도 했다.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일본 소도시 노선을 늘리고 있다. 올해만 해도 제주항공이 인천~가고시마 노선 재운항을 시작했고 무안~나가사키에도 다음달부터 신규 취항한다. 진에어는 지난 5월부터 오키나와 본섬에서 약 300㎞ 남쪽에 있는 섬 미야코지마로 향하는 항공편을 단독 운항하고 있다. 이스타항공도 인천~도쿠시마 노선에 다음달 단독 취항한다.
항공사 입장에서 일본 소도시로 향하는 노선은 모든 항공사가 취항하는 주요 도시와 달리 단독 취항인 경우가 많아 탑승률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에어서울이 2022년 11월 재개한 인천~다카마쓰 노선은 2년 사이 25만명이 이용했고, 평균 탑승률은 86%를 기록했다. 에어부산이 지난해 11월 취항한 부산~마쓰야마 노선도 평균 탑승률이 80%대 중반이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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