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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정부, 日주최 사도광산 추도식 불참 뒤 자체 추도…"강제로 동원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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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머니투데이

(사도(일본)=뉴스1) 임세영 기자 = 박철희 주일한국대사 및 강제징용 피해자 유가족이 25일 오전 일본 니가타현 사도시 소재 사도광산 조선인 기숙사 터 제4상애료에서 열린 사도광산 강제동원 한국인 희생자 추도식에서 추모 묵념을 하고 있다. 2024.11.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사도(일본)=뉴스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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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가 일본 민간단체 등이 주최한 사도광산 추도식에 불참한 뒤 자체 추도식을 열었다. 박철희 주일본대사는 "80여 년 전 사도광산에 강제로 동원돼 가혹한 노동에 지쳐 스러져 간 한국인 노동자분들의 영령에 머리 숙여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는 오늘 오전 일본 니가타현 사도시에 위치한 조선인 기숙사(제4소아이료) 터에서 사도광산 강제동원 한국인 희생자를 위한 자체 추도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추도식에는 유가족 9명과 박 대사, 외교부 당국자 등이 참석했다.

박 대사는 이날 추도사를 통해 "고향으로부터 800㎞(킬로미터) 넘게 떨어진 곳, 말도 통하지 않고 사방이 바다로 가로막혀 있는 섬에서 땅속 깊은 곳의 열기와 돌가루에 휩싸여 얼마나 두렵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셨을지"라며 "사랑하는 가족과 고향 땅을 그리워하며 반드시 돌아가리라는 희망의 불꽃을 꺼뜨리지 않고자 얼마나 많은 밤을 힘들게 버텨내셨을지 저희로서는 감히 상상하기조차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생전 고국의 땅을 밟지 못한 채 영영 사랑하는 가족의 품에 안기지 못하고 돌아가신 한국인 노동자분들의 한스러운 마음, 그리고 해방 후 귀국하셨지만 사고 후유증과 진폐증 등으로 여전히 힘든 삶을 이어가야만 했던 분들에게는 그 어떤 말도 온전한 위로가 될 수 없을 것"이라며 "사도광산의 역사 뒤에는 이같은 한국인 노동자분들의 눈물과 희생이 있었음을 우리는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사는 "오늘 이 하루가 가혹한 환경 속에서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겪으신 모든 한국인 노동자들을 기억하는 진정한 추모의 날이 되고, 이 추도식이 돌아가신 한국인 노동자분들과 유가족분들의 마음에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며 "80여 년 전의 아픈 역사가 계속 기억될 수 있도록 한일 양국이 진심을 다해 노력해 나가야 하겠다"고 했다.

앞서 일본 민간단체와 지자체 등이 전날(24일) 주최해 일본 사도시에서 열린 사도광산 추도식의 발언 중에는 '강제 동원'이라는 표현이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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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일본)=뉴스1) 임세영 기자 = 박철희 주일한국대사가 25일 오전 일본 니가타현 사도시 소재 사도광산 조선인 기숙사 터 제4상애료에서 열린 사도광산 강제동원 한국인 희생자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2024.11.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사도(일본)=뉴스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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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추도식까지 마무리됐지만 외교부는 일본 측에서 약속한 사도광산 추도식이 파행에 이른 이유 등 이번 사태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러 제반 사항을 고려해서 불참하게 된 것이고 구체적인 내용들에 대해 하나하나 말하기는 어렵다"며 "일본과 추가로 협의해서 합의에 이르기에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서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추도식 파행을) 과연 일본이 유네스코(UNESCO)에서 약속한 걸 어긴 것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천천히 평가하고 입장을 정리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 정부와 일본 당국 간 소통을 하고 있는 건 맞는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어떤 소통이 오고 가고 있는지 확인해 드릴 수는 없다"고 했다.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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