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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fn사설] 양극화 해소 위해서라도 가상자산 과세는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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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내년 시행 추진에 유예론 맞서
‘희망 사다리’ 자산 축적 도와줘야


파이낸셜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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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에 대한 과세 논란이 사회적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가상자산 과세 공제 한도를 5000만원으로 상향한 안을 밀어붙여 내년부터 시행한다는 입장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2년 유예론으로 대립각을 세워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가상자산 과세 논쟁은 새로운 자산 등장에 대한 우리 사회의 삐딱한 시선이 드러난 대표적인 사례다. 과세론자들은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원칙을 앞세운다. 혹은 실물을 대변하는 주식시장의 자금이 가상자산으로 이탈한다는 우려도 내놓는다. 그러나 이런 논리들은 우리 가상자산의 현실을 도외시한 이상론적 반쪽 주장에 불과하다. 가상자산에 투기 수단이라는 주홍글씨를 일단 박아 놓고 과세를 합리화하려 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국내 코인시장 거래액이 이미 국내 증시 거래대금을 추월한 사실을 놓고 벌어지는 해석이 대표적이다. 코인 탓에 주식시장이 위험하다는 주장은 엉뚱한 곳에서 원인을 찾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기업가치 밸류업에서 주식시장 경쟁력을 논해야 할 것을 가상자산 붐 탓으로 돌리는 식이다.

더구나 자산축적 수단으로 가상자산을 부정하는 태도는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다. 이런 인식 때문에 청년들의 자산축적을 위해서라도 가상자산 과세를 유예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부동산과 주식으로 자산을 쌓아올린 기성세대와 결혼과 취업마저 어려운 청년층 간 양극화, 더불어 청년층 내의 양극화도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한 양극화 해소는 자산축적이 전제조건이다. 청년들의 가상자산 투자를 투기로 폄하하고 제도로 옮아맨다면 희망사다리를 걷어차는 것과 같다.

아울러 가상자산에 과세할 만한 기술적 인프라가 부재한 점은 어째서 어물쩍 넘어가려는 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당내 비공개회의에서 "해외 거래를 포함해 가상자산 소득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느냐"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득 파악이 제도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또 다른 과세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게 뻔하다. 일각에서 가상자산에 대한 국제적 정보교류를 하는 2027년부터 시행하자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가상자산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안일한 정책으로 일관하다가 국내 경쟁력이 급격히 후퇴한다는 점도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사안이다. 국내에서 가상자산 관련 각종 규제 논쟁으로 시간을 끈 탓에 한때 세계 가상자산 거래 핵심 시장으로 꼽혔던 한국은 변방으로 밀리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은 그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 발전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기도 하다.

지금부터라도 가상자산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이중 잣대를 내려놔야 한다. 자산으로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과세하려는 모순과 투기 수단으로 보면서도 가상자산 관련 산업 경쟁력이 뒤처질까 걱정하는 태도들이 정책의 혼선만 낳고 있다. 가상자산을 바로 세우려면 과세중단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모으는 것이 출발점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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