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그룹간 기싸움에 한때 출범 지연 우려…과반 찬성시 가결
EU 집행위 전경 |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향후 5년간 유럽연합(EU) 정책을 이끌 차기 집행위원단이 내달 1일 공식 출범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현지시간) 유럽의회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오는 27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리는 본회의에서 자신과 함께할 26인의 집행위원단 소개 및 5년간 주요 정책 구상을 의원들에게 발표한다.
같은 날 오후 유럽의회 의원들은 26인의 집행위원단 전원에 대한 최종 표결을 실시한다. 과반 찬성표 확보 시 가결돼 내달 1일 새 집행위 출범이 가능해진다.
앞서 지난 4∼12일 실시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정치그룹간 '기 싸움' 여파로 26명 후보 가운데 7명에 대한 승인이 보류되면서 '폰데어라이엔 2기'가 12월에 출범할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됐다.
규정상 후보 전원이 각자 청문회에서 승인을 확보한 뒤에야 집행위원단 '완전체'로서 본회의 표결이 가능하다.
그러나 청문회 과정에서 다수당인 중도우파 성향 정치그룹 유럽국민당(EPP)은 테레사 리베라 청정·공정·경쟁 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 후보 승인을 보류했다.
리베라 후보가 스페인 부총리 겸 친환경전환부 장관으로 재직 중이라는 점을 이유로 2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 발렌시아의 홍수 참사 사태에 책임이 있어 부적격 후보라는 것이다.
이를 두고 리베라 후보가 속한 중도좌파 정치그룹 사회민주진보동맹(S&D)은 EPP가 자신들이 낸 후보 승인을 관철할 목적으로 근거 없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반발했다.
S&D의 경우 이탈리아 출신 라파엘레 피토 통합·개혁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 후보를 문제 삼았다.
피토 후보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이끄는 강경우파 정당인 이탈리아형제들(Fdl)이 속한 정치그룹 유럽보수와개혁(ECR) 소속으로, 극우 인사라는 게 반대 이유다.
결과적으로 청문회 내내 EU 정책과는 거리가 먼 정치적 이유로 갈등을 빚은 셈이다.
그러다 지난 20일 주요 정치그룹간 회의에서 유보된 7명의 후보를 일괄 승인하기로 전격 합의하면서 집행위원단 최종 표결이 이번 주 본회의 안건에 가까스로 포함됐다.
국무위원단에 해당하는 EU 집행위원단은 행정부 수반인 집행위원장과 26인의 집행위원 등 회원국 출신 인사 1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된다.
EU의 행정부 역할을 담당하며 정책·법안을 제안(발의)하고 27개국으로 구성된 이사회 위임에 따라 대외 협상 시 EU를 대표한다.
새 집행위원단은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을 포함해 EPP 소속이 14명, 극우 민족주의 성향 유럽을위한애국자(PfE) 1명, ECR 1명 등 전체 약 60%가 우파 혹은 강경우파 성향이다.
이에 '폰데어라이엔 2기' 체제에서는 주요 정책이 한층 더 우경화 성향을 띌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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