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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담배회사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BAT) 그룹이 세계 최초로 한국 시장에 합성 니코틴을 활용한 액상형 전자담배를 선보였다. 합성니코틴 액상이 현행법상 담배에 포함되지 않아 각종 세 부담에서 제외되는 효과를 노렸다고 평가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BAT그룹의 한국 계열사인 BAT로스만스는 이날 10㎖ 용량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 ‘노마드 싱크 5000’을 공식 출시했다. 제품은 1만 7000원 선의 권장소비자가격에 편의점을 제외한 ‘베이프샵(전자담배 가게)’에 유통된다. BAT가 합성니코틴 제품을 출시한 건 한국이 최초이자 현재로선 유일하다.

문제는 합성니코틴 액상이 ‘규제 공백’ 상태라는 점이다. 합성니코틴 용액은 화학 물질로 제조돼 현행법상 담배가 아닌 ‘공산품’으로 분류된다. 담뱃잎에서 추출하는 천연 니코틴과 달리 관련 법 적용을 받지 않는 것이다. 부가가치세를 제외하면 담배 제조·판매에 따르는 각종 세금과 부담금도 부과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BAT는 노마드 제품 1개를 판매할 때 천연니코틴 담배 대비 1만 8000원 이상의 세액 절감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천연니코틴 용액은 10㎖ 용량에 부가세를 제외하고 1만 7990원의 내국세가 부과된다. 여기에는 담배소비세와 교육세, 각종 기금과 부담금 등이 포함된다.

궐련형 전자담배와 비교하면 세금 절감분은 더욱 커진다. 흡입횟수가 노마드의 약 5000회와 동일한 궐련형 전자담배 스틱 17갑에는 5만 1068원의 세금이 부과된다. 단순 계산시 BAT가 노마드를 통해 같은 용량 천연니코틴 액상이나 궐련형 전자담배를 판매하는 경우보다 최소 1만 8000원에서 최대 5만 1000원에 달하는 이득을 거두는 셈이다.

담배사업법 등을 개정해 합성니코틴 규제가 현실화되더라도 BAT는 액상 시장을 장악하는 반사 효과를 누리게 된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베이프샵을 통해 시중에 유통되는 합성니코틴 액상 담배 상당수는 안전성 측면에서 검증되지 않았다”면서 “법 개정 시 이들 제품의 거래가 위축되거나 퇴출될 수 있고 이 경우 글로벌 기업인 BAT가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우려했다.

BAT는 이를 감안해 노마드를 기존 제품보다 저렴한 가격에 출시했다는 입장이다. BAT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세 절감에 따른) 혜택을 돌려준다는 차원에서 노마드를 기존 천연니코틴 전자담배 제품인 ‘뷰즈’보다 저렴하게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황동건 기자 brassg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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