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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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하면서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여기에 환율 급등과 주가 폭락 상황이 겹치면서 현재와 미래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크게 악화했다. 이에 더해 정부 주도 아래 은행권이 가계대출을 조이면서 소비자들의 집값 상승 전망 역시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반년 전과 비교한 현재의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을 반영한 현재경기판단지수는 70으로 전월 대비 3포인트 내렸고, 현재보다 반년 뒤 경기 상황을 예측하는 향후경기전망지수는 74로 전달보다 7포인트나 하락했다. 향후경기전망이 이렇게 떨어진 것은 지난 2022년 7월 19포인트 하락 이래 최대치다. 이 지수가 100보다 크면 경기가 좋을 거라는, 100보다 작으면 경기가 나쁠 것이라는 응답이 더 많다는 뜻이다.
그 배경에 대해 황희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조사 기간 전반에 미 대선 결과에 따라 환율이 굉장히 오르고, 주가는 많이 하락했다”며 “미 대선 결과에 따라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하고, 수출 증가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 등 경제가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경기 전망에 대한 하락 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11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9로 지난달(116)보다 7포인트 떨어졌다. 이 지수가 기준값인 100보다 크면 1년 뒤 집값이 지금보다 높아질 거란 응답이 더 많다는 의미다. 소비자의 집값 전망은 지난 4월부터 기준값을 웃돌며 빠르게 상승해 지난 9월 119로 2년11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이후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등에 힘입어 지난달에 상승세가 꺾인 뒤, 두 달째 하락세를 보였다. 가계대출 관리가 강화된 것 외에 아파트 매매 거래량 감소, 매매가격 상승세 둔화 등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2013년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11년치 장기 평균(107)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지난달보다 약해졌다. 향후 금리 기대감을 보여주는 금리수준전망지수는 이달 93으로 지난달(88)보다 5포인트 상승했다. 이 지수가 100을 여전히 밑돌면서 6개월 뒤 금리 수준이 지금보다 낮아질 거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지난달보다는 상대적으로 금리 상승 쪽으로 돌아선 셈이다. 한국은행은 미국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따른 은행 금리 상승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체감 경기 전망도 전달에 비해 나빠졌다.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는 100.7로 전달보다 1포인트 떨어졌다. 이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소비 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인데, 경기에 대한 체감이 비관적인 쪽으로 더 가까워진 셈이다.
물가 둔화 전망은 여전하다. 향후 1년 동안의 물가 전망(기대 인플레이션율)은 2.8%로 2022년 2월(2.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 석 달째 계속되고 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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