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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현장에서] 16년 표류한 위례신사선, 예비타당성 재심의 면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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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위례신사선 경전철 사업에 짙은 먹구름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철도계획이 확정된 이후 16년간 장기 표류하다가 애초 계획하던 민간투자 사업 방식이 좌초됐기 때문이다.

뉴스핌

이동훈 부동산부 차장


서울시는 국가 재정사업으로 빠르게 전환해 사업 정상화의 끈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지만 공사비 증액, 사업기간 단축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순탄할지 미지수다.

위례신사선 경전철은 위례신도시와 신사역을 잇는 노선으로 애초 용산역까지 운행하는 위례용산선으로 계획됐으나,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계획이 무산되면서 현재 노선으로 수정됐다.

일단 재정 투자사업 첫 단추인 예비타당성(예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현행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이며 국가 재정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신규 사업의 경우 예비타당성조사를 시행해야 한다.

앞서 위례신사선은 2018년 11월 민간적격성 조사에서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당시 위례신사선은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의 민간적격성 조사에서 경제성 평가(B/C) 결과 1.02를 기록해 일반 철도사업의 기준치 1.0을 넘겼다. 그러나 민간투자 사업에서 재정투자로 사업 방식이 달라지면 원칙적으로 사업성 여부를 다시 평가받아야 한다. 이에 서울시는 빠른 사업 속개를 위해 민자적격성 통과를 예타 통과에 갈음하려하고 있다.

다만 재정사업을 총괄하는 기재부가 사업성 검토 면제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가 정책 사업 등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예타 절차를 면제할 수 있다. 최근 5년간 90조원 규모의 국책사업이 예타를 면제받은 바 있다.

위례신사선 경전철은 대표적인 '탁상행정' 사업으로 꼽힌다. 2008년 사업제안이 이뤄진 이후 16년이 흘렀으나 첫 삽은커녕 사업이 원점에서 다시 논의돼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민간사업자가 2차례나 변경되는 상황에서 사업을 총괄하는 서울시나, 예산을 집행하는 기재부, 민심을 반영하는 지역 국회의원 중 누구도 이렇다 할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민간사업자 선정 과정에서도 적정 공사비가 2조원 이상이라는 목소리가 많았으나, 이에 턱없이 미치지 않는 예산을 편성하면서 이미 유찰이 예고되기도 했다.

아울러 유사한 기준이 적용되는 경제성 평가를 다시 받아야 하는지도 회의적이다. 예비타당성은 수요 조사와 경제 분석, 기술 평가, 법적 요건 등이 주요 내용이다. 실효성이 크지 않을 뿐 아니라 계획단계, 평가자료 수집, 자료 분석 등을 거치면 통상적으로 2~3년 소요된다. 가뜩이나 장기 지체된 사업이 원점에서 다시 진행된다면 결국 '희망고문'이 장기화되는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 오세훈 시장과 서울시구청장협의회 등도 위례신사선 사업이 장기간 지연될 것을 우려해 기재부에 전향적인 태도를 요구한 상태다.

2013년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위례신도시 주민 4만4000여 가구 누구도 위례신사선이 착공 시기가 장기간 지연될 것으로 예상하진 못했을 것이다. 민자사업 계획이 확정돼 이 지역 수분양자들은 이미 분양가에 가구당 약 700만원씩 총 3100억원을 교통분담금 명목으로 부담했기 때문이다. 이는 당시 전체 사업비의 약 30% 달하는 금액이다.

물론 신도시, 택지개발 등 공공주택 개발사업에서 예정됐던 철도 신설계획이 지연되는 관행은 위례신사선만의 문제는 아니다. 예산, 인허가 등의 문제로 길게 늘어지는 철도망 사업이 예삿일이 된 지 오래다. 향후 조성 예정인 3기신도시 계획에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연장, 지하철9호선 연장 등 다양한 철도망 확충 계획이 담겨 있다. 말뿐인 교통계획으로 소비자와의 신뢰가 무너지면 이들 공공주도 주택사업이 시장에서 외면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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