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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지역 손 잡으니 매출도 '쑥'…'로코노미 마케팅'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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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명·특산물 강조한 제품 봇물
기존 브랜드 제품과 차별화
지역 경제 활성화…마케팅적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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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코노미 마케팅의 대표주자 맥도날드의 진도대파버거 광고/사진제공=맥도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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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가 지역과 연계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로코노미(지역을 뜻하는 로컬과 이코노미의 합성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지역의 특산물이나 유명 음식 등을 브랜드화해 기존 제품과 차별화하는 동시에 지역과의 상생을 통한 ESG경영에도 나설 수 있어 식품업계 입장에서는 효율적이라는 분석이다.

이 간편식 어디서 왔나요?

오뚜기는 지난 2019년 각 지역의 유명 탕과 국, 찌개를 가정간편식(HMR)로 구현한 '지역식 탕국찌개' 시리즈를 선보이고 지속적으로 종류를 늘려오고 있다. 그냥 쇠고기국밥이 아니라 '안동식' 쇠고기국밥 등 지역명을 달고 흔한듯 보이는 차돌된장찌개도 '마포식'을 앞에 새겼다.

똑같은 HMR에 이름만 넣고 '척' 하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의정부식 부대찌개'의 경우 김치를 듬뿍 넣었다. 걸쭉하고 치즈맛이 강한 송탄식과 달리 김치국물 맛이 강한 의정부 부대찌개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서다. '양평식 선지해장국' 역시 고추기름을 넣어 양평식 해장국의 포인트를 살렸다.

롯데웰푸드는 가을을 맞아 충남 부여시와 손잡고 몽쉘·찰떡파이·말랑카우·크런키 더블크런치바·롯샌·카스타드·빈츠·기린 꼬마호떡·찰떡아이스 등 대표 제품 9종을 '부여 알밤'맛을 내놨다. 한정판으로 3개월간 운영 예정이었던 제품들이 1개월여 만에 모두 완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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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웰푸드의 부여알밤 시리즈/사진제공=롯데웰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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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업계도 도시락이나 라면에 지역명을 붙이는 마케팅을 예전부터 진행 중이다. CU는 속초 홍게 라면, 제주 마늘 라면 등을 PB인 '헤이루' 브랜드로 내놓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창녕마늘떡갈비김밥, 진주식 땡초 불고기김밥 등 '한국의 맛' 시리즈를 지난 5월부터 이어가고 있다.

피자업계도 지역 특산물을 이용한 피자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도미노피자는 강원도 영월 지방의 콩과 충청남도 계룡시 두마면 팥을 활용한 '콩콩팥팥 크림치즈 엣지'를 최근 선보였다. 반올림피자도 전라남도 영암군의 특산물인 무화과를 이용한 '영암 무화과 고르곤졸라 피자'를 내놨다.

이름만 붙일 순 없으니까

지역명이나 지역의 특산물을 활용한 제품명을 이용하면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마케팅적 요소를 가미할 수 있다. 지역명을 활용하는 만큼 원재료 역시 각 지역에서 수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맥도날드는 2021년부터 '한국의 맛'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각 지역의 농산물을 매입하고 있다. 오뚜기 역시 '산청 우렁 된장국'엔 산청에서 난 우렁이를 넣고 부산식 기장 미역국에는 기장에서 수확한 미역을 넣는다.

각 지역을 브랜드화하는 효과도 있다. 관광지가 아니어서 생소하거나 정보가 많지 않은 지역을 특산물로 이미지메이킹해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기업들이 지역과 연계해 제품을 출시한 고흥(유자), 진도(대파), 창녕(마늘) 등은 경제적 효과가 쏠쏠하다. 실제로 맥도날드가 대파 크림 크로켓버거를 출시한 2023년 진도의 대파 소득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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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가 선보인 제주도 특화 메뉴 몽생이샌드/사진제공=S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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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에게도 로코노미는 눈에 띄는 트렌드다. 외국만큼 멀지 않으면서도 낯선 지방 도시의 독특한 매력이 '힙'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시장 조사 전문업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8명(81.6%)이 로코노미 식품을 구매해본 적이 있었다. 또 지역 한정판으로 출시된 제품을 구매하고 싶다는 응답도 80.3%에 달했다.

최근의 지역 축제 붐, 성심당 등 지역 맛집의 전국 맛집화 등도 이런 로코노미 열풍의 일환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코로나19 이후 해외에서 국내로 눈길을 돌린 소비자들이 각 지역의 먹거리와 맛집 등을 찾기 시작하면서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로컬 아이템이 발굴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은 새로운 브랜드를 발굴할 수 있고, 지역은 경제적 효과를 누리고, 소비자는 몰랐던 맛을 알게 되는 1석 3조의 효과"라며 "다만 기존 제품에 지역 이름만 붙이는 저품질 제품이 범람할 경우 금세 트렌드가 지나가 버릴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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