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사진 = 연합뉴스] |
“우리 회사가 비록 경쟁사에 뒤져 3위이지만 사람은 우리가 1등입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62)의 고별사가 전해지면서 깊은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1999년 LG유플러스의 전신인 LG텔레콤에 입사한 그는 25년 이상 근무하며 한 조직의 대표를 역임했다. 잠시 LG그룹에서 일했지만 한마디로 원클럽 맨이다. 그가 물러나면서 임직원 게시판에 남긴 끝인사가 외부로도 전해지고 있다.
그는 “제 인생의 절반 가까이를 보냈던 회사를 떠나게 됐다”며 “1999년 6월 1일 강남에 있던 사무실에 첫 출근을 했고 온갖 희노애락을 겪으면서 함께 했던 회사를 떠나려 하니 만감이 교차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가입자 600만의 성과 3사 합병, 롱텀에볼루션(LTE)을 통한 도약, 모바일 회선수 2위 달성에 이르기까지 그 동안 모두의 힘을 모아 회사를 키워오는 그 대열에 제가 함께 있었다는 사실이 정말 영광스럽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LG텔레콤 시절 PCS 사업자로 이통 사업에 뛰어들었다. 2G시절까지 다른 회사와 다른 표준으로 경쟁하면서 꿋꿋이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였다.
특히 2000년대 초반 국민은행과 협업해 계좌 이체를 휴대폰을 통해 할 수 있다는 이점을 내세워 가입자를 유치하는 등 SK텔레콤, KT와 다른 전략으로 3위 자리에서부터 묵묵히 가입자를 늘려왔다. 데이터 서비스가 음성을 넘어서는 LTE시대에 접어들자 그 동안의 불리함을 이기고 약진했다.
특히 황 대표의 재임 시절에는 비록 통신 사용량이 적은 사물인터넷(IoT)이 집계에 들어가긴 했지만, 회선 수로 KT를 제치는 등의 성과를 내기도 했다.
황 사장은 회사 게시판을 통해 LG유플러스가 임직원들의 노력에 힘입어 지금의 위치까지 올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그는 “전 항상 이렇게 생각해왔다. 남들은 좋은 환경에서 좋은 위치에 간 것일 뿐이고 우리는 순수하게 사람의 힘으로 이 위치까지 왔다는 것”이라며 “우리가 가장 치열하게 고민하고 가장 열정적으로 일하는 집단이고, 결국에는 우리가 1등으로 간다. 이 믿음을 더욱 굳건히 가지면서 떠날 수 있어 행복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황 사장은 “더 높은 곳을 향해 가는 앞으로의 여정에는 이제 뒤에서 열심히 응원을 하도록 하겠다”며 “항상 제게는 좋은 선배님들이 있었고, 좋은 동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제가 선배이자 리더의 위치에 있게 되면서는 정말 훌륭한 후배들을 만났다”며 “그들과 함께 저도 성장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필요할 때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제가 운이 좋고 복이 많았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 했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싶다. LG유플러스가 지속 성장하여 1등으로 우뚝 설 날을 기다리며 응원하겠다”고 인사의 끝을 맺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1일 서울 용산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LG 경영전략부문장인 홍범식(56) 사장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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