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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폭력은 안 돼” 한동훈의 동덕여대생 때리기···“기득권의 정치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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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초선의원 공부모임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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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6일 동덕여대 학생들의 남녀공학 전환 반대시위에 대해 “폭력은 안 된다”며 “이건 젠더 갈등 문제도 세대 갈등 문제도 아니다. 상식의 문제”라고 밝혔다. 시위가 촉발된 원인과 맥락은 언급하지 않고 연일 시위 방식을 문제삼아 공개 발언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동덕여대 사태의 핵심을 피해가며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기득권의 정치공학적 계산”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더불어민주당이 동덕여대 사태에 대한 제 의견 제시에 대해 ‘젠더나 세대갈등을 부추겨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얄팍한 정치적 계산’이라고 했다”며 “다시 말씀드린다. 남녀공학 전환 여부는 절차에 따라 결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폭력은 안 되고, 폭력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 폭력을 행사한 주동자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동덕여대 학생들이 지난 11일부터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반대하며 집단행동에 돌입한 점을 두고 “폭력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그는 지난 23일에도 SNS에 “재산상의 피해 등에 대해 폭력 사태 주동자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반대시위를 주도한 학생들을 폭력사태 주동자로 규정했다. 한 대표는 지난 25일 기자들과 만나 “동덕여대는 젠더 이슈가 아니다. 폭력사태 문제”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이날 “동덕여대 사태를 걸고 넘어져서 혹여 젠더갈등, 세대갈등을 부추기고 거기서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얄팍한 정치적 계산 따위는 집어치우기 바란다”고 비판하자 재차 반박에 나선 것이다.

한 대표가 학생들이 시위에 나선 이유는 언급하지 않고 시위 방식만을 공격하는 건 일종의 ‘낙인 찍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학생들은 학교의 비민주적인 남녀공학 추진 과정, 성차별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여성을 위한 교육 제공 역할의 포기 등을 지적했는데 이런 맥락을 생략했다는 것이다. 당사자인 최현아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지난 24일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한 대표를 겨냥해 “본질은 보지 않고 ‘폭도’라는 식으로 치부하는 것을 보며 본질도 맥락도 파악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저희를 이용하지 마시라”고 밝혔다.

한 대표가 동덕여대 이슈를 시위 방법의 적절성 여부로 축소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자신이 기득권임을 드러내는 것이란 지적도 있다. 윤김지영 창원대 철학과 교수는 “젠더·세대 갈등의 문제라고 했을 때 본인이 기득권이라는 그 위치성이 드러난다”며 “상식의 차원에서 문제를 지적한다고 얘기하면서 자신이 얼마나 기득권의 입장에 서있는지를 지우는 방식을 통해 자신에게 들어오는 여러가지 공격들을 막아내고 논의를 심화시키는 걸 저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김 교수는 이어 “상식은 사회·문화적 격론과 배경 하에서 바뀔 수도 있고, 상식의 이름으로 여태까지 많은 국가폭력이 허용되기도 했다”며 “사회의 여러 갈등 구조나 쟁점들 중에 동덕여대 이슈에 올라탔을 때 호응을 더 얻을 수 있다는 정치공학적인 계산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동덕여대 학생들은 묻는다, 지금 여기서 ‘여대란 무엇인가’
https://www.khan.co.kr/article/202411230900041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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