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모녀 사익추구" vs "형제들 왜곡주장"…주총 앞둔 한미, '예화랑 공방' 격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형제 측 "플래그십 스토어 사업, 제대로 된 보고 없었다"
지난 18일 고발장서 "법무법인 검토내용 전혀 반영 안 된 계약서" 주장
모녀 측 "임대차 계약 문제없어…지난 5월 세부 보고도 완료"

머니투데이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영권 분쟁 중인 한미그룹 오너일가가 이번엔 계열사 임대차 계약으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유통 계열사인 온라인팜과 '예화랑' 간 임대차 계약을 두고 형제(임종윤·임종훈) 측은 "불필요한 사익추구", 모녀(송영숙·임주현) 측은 "리브랜딩 전략상 필요했던 계약"이라며 서로 맞받아치는 상황이다.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의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양측 여론전이 격화되는 분위기다.

2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 형제와 모녀 측은 계열사 온라인팜이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 위치한 예화랑 건물에 대해 올 초 체결한 임대차 계약 관련 입장 차를 보이며 갈등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해당 계약은 그룹 창립 50주년인 지난해 수립된 중장기 계획에 담긴 컨슈머헬스(건강기능식품·화장품 판매 등) 관련 플래그십 스토어 운영에 대한 계약으로, 임대차 보증금 48억원·월세 4억원·임대차 기간 20년에 더해 보증금인 48억원을 선입금한단 내용이 명시됐다.

형제가 경영권을 쥔 한미사이언스는 앞서 지난 18일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과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박명희 사내이사, 우기석 온라인팜 대표를 비롯해 모녀 측 우군인 김남규 라데팡스파트너스(이하 라데팡스) 대표까지 총 5명을 배임·횡령 및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한 바 있다.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당시 고발장에서 한미사이언스는 "법무법인(태평양)이 임대차 보증금 48억원을 계약체결 직후 일시 지급하도록 정한 조항에 대해 '보증금의 약 10%(4억8000만원)를 직후 지급하고 나머지 잔금은 입주 공사개시 직전 지급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러한 지급구조를 고려해보라'고 수정을 권고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며 "온라인팜은 공사 개시 전, 심지어 건축허가 전 미리 보증금 48억원을 전액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임차인인 온라인팜이 특정 시점 이후부터 계약을 중도해지할 수 있도록 권고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며 "또 '임대료·관리비 인상률을 5%로 정한 것이 통상적 경우보다 높으므로 연 2% 정도로 낮출 것' 등을 권고했으나 최종 임대차 계약서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도 고발장에 언급했다.

반면 한미약품 측은 해당 계약은 문제 될 게 없단 입장이다. 회사에 따르면 임대차 보증금 48억원 선지급 조건으로 △한미그룹이 원하는 콘셉트와 디자인으로 건축 △주변 시세보다 적은 월세금액(20년 환산시 16억8000만원 절감) △월세 10년간 동결 △언제든 전대 가능 △63억여원 규모 근저당 설정 △입주 시기 못 맞출 경우 96억원 반환 등이 담겼다. 한미약품 측은 "당시 법무팀과 법무법인을 통해 충분히 리스크를 점검한 뒤 계약을 체결했다"며 "오히려 한미그룹에 유용한 방향으로 수립된 계약"이라고 설명했다.

형제 측은 사업 추진 관련 제대로 된 보고가 없었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임종윤 이사 측은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어떤 제품을 판매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전혀 없었다"는 입장이고, 임종훈 대표 측은 "올해 5월 관련 보고를 받은 건 맞지만 상세한 내용이 아닌 계약 여부만 보고받았다. 사실 인지와 동시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계약 관계에 대한 확인 절차에 돌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미약품은 OCI그룹 통합안 무산 후 새 경영진으로 들어선 형제 측에 올해 5월 운영 계획을 구체적으로 보고했다고 반박했다. 당시 플래그십 스토어 운영계획 보고안에는 형제 측이 의혹을 제기한 예화랑 관련 임대차 계약 내용과 한미약품 홍보관·제품별 스토어 디자인과 콘셉트 등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보증금·월세 규모와 임대차 기간, 선입금 내용 등 세부적인 임대차 계약 내용을 포함해 플래그십 스토어 활용방안 등이 구체화된 보고서를 (지난 5월) 보고했다"며 "사업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주장은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에선 이사회 정원 확대와 신규이사 선임 건, 내달 19일 한미약품 임시주총에선 박재현 대표 해임 건 등 안건이 다뤄진다. 표 대결을 앞둔 형제와 모녀 측은 최근 서로 고소·고발을 이어가며 법적 분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날 한미약품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소하고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