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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윤 대통령, '김 여사 특검법' 거부권 행사…정치적 부담 안고 정면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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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


머니투데이

[성남=뉴시스] 조수정 기자 = APEC 정상회의와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해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4.11.21. chocrystal@newsis.com /사진=조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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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이른바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취임 후 25번째 거부권 행사로, 김 여사를 겨냥한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는 이번이 세 번째다. 대통령실은 위헌성과 중복 수사 문제를 재의요구의 이유로 들고 있지만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찬성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상당한 정치적 부담이 예상된다.

대통령실은 26일 오후 윤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하 김 여사 특검법)'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윤 대통령 취임 후 25번째 거부권 행사다.

특히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는 이번이 3번째로 지난 14일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지 12일 만이다. .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지난해 12월과 지난 9월에도 김 여사 특검법을 의결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되돌아온 법안은 재표결 끝에 최종 폐기됐다.

이에 민주당은 당초 김 여사 의혹 14개를 수사 대상으로 하는 특검법을 발의했다가 국민의힘 찬성표(이탈표)를 끌어내겠다며 수사 범위를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의혹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공천 개입 의혹 등 2개로 좁히고 특검 후보자를 제 3자인 대법원장이 추천토록 한 특검법을 다시 일방 통과시켰다.

대통령실은 이번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 "위헌성과 중복 수사 문제를 이유로 거부권 행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재판을 담당한 대법원 수장이 수사를 맡을 특검 후보자를 추천하는 것은 헌법상 권력분립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사법 시스템의 근간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있다. 특검 후보자가 부적합하다고 판단될 경우 야당이 무제한 '비토'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 삼고 있다.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이미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상황에서 특검을 하는 것은 중복수사에 따른 절차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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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김건희 여사 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심의 의결하는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1.26. dahora83@newsis.com /사진=배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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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윤 대통령도 이달 초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윤 대통령은 "대통령과 여당이 반대하는 특검을 임명한다는 자체가 법률로는 뭐든지 된다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헌법에 반하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도이치모터스 사건에 관해선 "(지난 정권에서)2년이 넘도록 수백 명의 수사 인력을 투입해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을 조사하고 김건희를 기소할 만한 혐의가 나올 때까지 수사했으나 기소를 못 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로 해당 법안은 다시 국회로 돌아간다. 재의결을 위해선 재적 의원 300명 중 200명(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야당이 모두 찬성하더라도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최소 8명의 이탈표가 나와야 한다. 앞서 지난달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2번째 재표결 당시엔 국민의힘 의원 중 4명이 이탈한 바 있다.

일단 여야는 이번 김 여사 특검법을 다음달 10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재표결로 이날 합의했다. 국민의힘은 김 여사 특검법을 '꼼수 악법'으로 규정하며 부결 방침을 세운 상황이다. 다만 최근 국민의힘이 당원 게시판 논란으로 친윤(친윤석열 대통령)계와 친한(친한동훈 대표) 계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어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 시 이탈표가 늘어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대통령실은 최근 당정 결속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정진석 비서실장·홍철호 정무수석 등 대통령실 참모진은 22일과 25일 잇달아 여당 의원들과 식사를 함께 했다.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 중인 의원들을 격려한다는 명분이었지만 재표결을 앞두고 표 단속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윤 대통령 입장에선 김 여사 특검법이 최종 폐기되더라도 정치적 부담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최근 여론의 흐름은 대통령실에 우호적이지 않은 모습이다. 지난 21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 18~20일·18살 이상 1002명 휴대전화 면접조사·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서 ±3.1%P)를 보면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찬성' 64%로, '반대' 26%보다 높았다.

여권 핵심 지지 기반인 70세 이상(45%) 대구·경북(41%) 보수(43%)에서도 찬성 여론이 40%를 넘었다. 지난 22일 한국갤럽 여론조사(12~21일·18살 이상 1001명 휴대전화 면접조사·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서 ±3.1%P)에서도 김 여사 문제가 6주 연속 대통령 부정 평가의 최상위 요인으로 꼽혔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그럼에도 정면 돌파를 선택한 윤 대통령은 더욱 정책 현안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 국정 기조로 삼은 '양극화 타개' 방안 마련과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대비한 산업 경쟁력 점검 등으로 분주하다. 아울러 인적 쇄신 차원의 개각, 참모진 개편 등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개각은 윤석열정부 초대 총리인 한덕수 국무총리를 먼저 교체한 이후 장수 장관을 교체하는 수순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한정수 기자 jeongsu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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