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환 차장 등 내부망 항의 글... "법치 위배"
"檢 기능 현저히 저해... 고스란히 국민 피해"
이창수(오른쪽) 서울중앙지검장이 10월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과 대화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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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차장검사들이 서울중앙지검 이창수 지검장, 조상원 4차장검사,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 등 검사 3명의 탄핵을 추진하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탄핵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서울중앙지검 박승환 1차장검사, 공봉숙 2차장검사, 이성식 3차장검사 등은 26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공동 입장문에서 "'직무정지'라는 목적을 위해 탄핵을 수단으로 삼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권한남용"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탄핵사유가 부존재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할 것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탄핵절차를 강행하는 것은 공직자의 직무를 정지시키고자 하는 데 주안점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은 이 지검장 등 3명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내달 2일 본회의에 보고하고 이틀 뒤인 4일 본회의에서 의결하겠다는 방침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건희 여사를 무혐의 처분해 공무원의 중립의무 및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게 탄핵 사유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특정 사건의 처분은 헌법상 탄핵 사유인 '중대한 헌법이나 법률의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중론이다. 그럼에도 국회가 헌법소추권을 행사하는 건 "탄핵 소추의 부수효과인 '직무 정지' 자체를 노린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서울중앙지검은 현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장동·백현동 사건, 위증교사 사건을 공소유지 중이다.
박 차장검사 등은 "수사 결과 자체를 겨냥해 검사에 대해 탄핵 소추를 하는 것은 행정권한의 본질적 내용에 대한 침해로 삼권분립 및 법치주의 원리에 위배될 소지가 크다"며 "(이번 탄핵은) 누가 보더라도 탄핵 권한의 무분별한 남발이자 탄핵제도를 참을 수 없이 가벼운 존재로 전락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지검장 등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것은 서울중앙지검, 나아가 검찰의 기능을 현저히 저해하게 될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께 돌아갈 것"이라며 "검사들에 대한 위헌적, 남용적 탄핵 시도는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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