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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사설] 트럼프 취임 첫날 관세 폭탄 예고, 대비하면 극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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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로이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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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첫날 멕시코·캐나다에서 수입하는 모든 제품에 25% 관세를 물리겠다”고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밝혔다. 두 나라가 마약 유입과 불법 이민자들을 제대로 단속할 때까지 관세 징벌을 때리겠다는 것이다. 마약류인 중국산 펜타닐 유입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중국에 대해서도 기존 추가 관세에 10% 관세를 더 매길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의 관세 표적이 된 멕시코·중국·캐나다는 미국의 1~3위 수입국이다. 관세가 면제되는 전통적 우호국인 멕시코·캐나다에까지 마약·이민 같은 비경제적 이슈를 문제 삼아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는 것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목적 달성을 위해 관세 카드를 적극적으로 휘두를 것임을 예고한다. 세계를 상대로 ‘관세 전쟁’의 포문을 연 것이다.

트럼프 집권 1기도 미국 우선주의 정책, 중국과 무역 전쟁 등으로 세계 경제는 충격의 연속이었다. 집권 2기에 관세 장벽을 더 높인다면 우리의 최대 수출 시장인 대미 수출도 타격이 예상된다. 당장 멕시코에 25% 고율 관세가 부과되면 삼성전자·LG전자·기아차·포스코 등 미국 시장을 겨냥해 멕시코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 부담도 높아진다. 산업연구원은 트럼프의 보편 관세(10∼20%)가 부과되면 대미 수출이 55억∼93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미·중 간 관세 전쟁이 벌어질 경우 한국의 수출이 최대 448억달러까지 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내년 경제성장률도 0.1~0.4%%포인트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부정적 예측이 많지만 지나친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다. 트럼프 1기 때 관세를 일률 부과한다고 발표했지만 한국을 비롯한 몇몇 국가는 안보 중요성 때문에 면제했다가 다시 쿼터제로 전환하는 등 변화를 거쳤다. 이익과 거래를 중시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성향에 비추어 볼 때 관세 부과와 관련해서도 나라별로 협상의 여지를 남길 가능성이 높다. 기업들은 제3국을 통한 우회수출 대신 미국 내 생산을 늘리는 등의 방법으로 해법을 찾아나갈 것이다.

관세 파고가 높아질수록 정부 역할이 중요해진다. 우리 기업들이 피해 보지 않도록 정부가 앞장서 미국과 정책 공조를 해야 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에 투자하는 국가들, 미국에 생산 시설을 설립한 국가들은 관세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한국은 미국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조선·원전 등 트럼프 당선인의 관심사에 부합되는 분야에서 한미 협력 방안을 더 선제적으로 제시하면서 한국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인식을 긍정적으로 만들 논리를 개발해야 한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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