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어제 세번째 특검법 거부권
野 “당원게시판 내분 지켜보자” 전략
與 “특검 통과땐 탄핵 우려” 단일대오
서울중앙지검장 탄핵안 4일 표결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범죄를 자백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여야는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12월 10일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재표결하기로 합의했다.
● 정부 “위헌 요소”… 野 “이승만 전철 밟나”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헌법수호 의무가 있는 대통령은 위헌적 요소가 있는 법률안에 대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지 않을 수 없다”며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 건의안을 의결했다.
野 “특검법 수용하라” 대통령실앞 규탄 회견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와 민주당 의원들이 2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김건희 특검법 재의요구권(거부권) 규탄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한준호 이언주 최고위원, 박 원내대표, 박정현 김용민 이성윤 이수진 의원.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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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즉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역대 대통령 가운데 본인과 가족을 대상으로 한 특검이나 검찰 수사를 거부한 사람은 윤 대통령이 유일하다”며 “이승만을 그리도 칭송하더니, 결국 이승만의 비참한 전철을 밟을 생각이냐”고 했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사용 횟수(25번)가 이승만 전 대통령(45번)에 이어 역대 대통령 중 두 번째로 많다는 점을 지적한 것.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대통령은 정말 비겁한 법꾸라지”라며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을) 끝까지 관철하겠다. 상설특검도 병행해서 열릴 때까지 두드리겠다”고 했다.
● 다음 달 10일 특검 재표결… 2일엔 검사 탄핵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과 만나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을 다음 달 10일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민주당은 그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쓸 경우 28일 본회의에서 재표결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었는데, 그 시점을 2주가량 미룬 것이다.
전날 이재명 대표 위증교사 1심 무죄 선고로 ‘사법 리스크’의 한 고비를 넘긴 민주당이 여당 내 이탈표를 최대한 끌어모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당원게시판 문제로 내부 분열 중이지만, 아직 이탈표로까지 이어질 분위기는 아니지 않으냐”며 “여당 의원들이 김건희 특검의 불가피성을 느끼도록 2주 동안 국민을 설득할 것”이라고 했다. 다른 원내 관계자는 “여당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설득해 보겠다는 의원들도 있다”고 했다. 김건희 특검법이 재표결에서 200표를 얻어 통과되려면 야권 의원 전원(192명)이 찬성한다는 전제 아래 여당 내 이탈표가 8표 필요하다.
민주당은 검찰을 향해서도 재차 날을 세웠다. 김 부대표는 “검찰 수사권 회수를 넘어 기소권도 민주적 통제하에 둬야 할 필요성이 크게 부각되는 것 같다”며 “검찰은 ‘묻지마 기소’에 대해 사과하고 항소 포기를 선언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다음 달 2일 본회의에 보고해 4일 표결에 부치기로 여당과 합의했다.
민주당이 이 중앙지검장과 조상원 4차장검사, 최재훈 반부패2부장에 대한 탄핵을 예고한 가운데 서울중앙지검 지도부는 “검사들에 대한 위헌적, 남용적 탄핵 시도는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며 “수사 결과 자체를 겨냥해 탄핵소추를 하는 것은 삼권분립 및 법치주의 원리에 위배 소지가 크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특정인을 기소했다고 탄핵을 한다는 것은 너무 후진적”이라며 “민주당이 이 나라 시스템을 어디까지 망칠지 걱정된다”고 비판했다.
● 여당 “특검 통과 시 당 두 동강”
여권 내에선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선 단일대오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 대표와 가족 이름으로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방글이 올라왔다는 이른바 ‘당원게시판’ 논란을 둘러싸고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가 연일 충돌하고 있지만, 양쪽 모두 김건희 특검법에서 이탈표가 나와선 안 된다는 데에는 일단 의견을 함께하고 있기 때문. 실제 특검법이 통과될 경우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한 데다 한 대표 입장에서도 “표 단속에 실패했다”는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친한계 핵심 인사는 “단일대오로 특검법 통과를 막는다는 기존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고 했다. 친윤계 핵심 의원도 “(특검법이 통과되면) 서로 책임을 물어 당이 두 동강 날 것이다. 어느 쪽에도 득 될 것이 없다”고 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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