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9일 출현한 미니달이 두달간 지구 주위를 맴돌다 다시 먼 우주로 날아갔다. 픽사베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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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선가 홀연히 나타나 우리 지구를 맴돌던 ‘미니 달’ 2024 PT5가 떠났다. 불과 두 달여의 짧은 만남이었다.
천문학계에 따르면 크기가 불과 10m인 미니 달이 26일 0시43분(한국 시각)을 기점으로 지구의 품을 벗어나 다시 먼 우주를 향해 기약 없는 여행을 시작했다. 27일 현재 지구와의 거리는 350만km다.
미니 달이란 우주를 떠돌다가 지구 중력에 잡혀 일정 기간 지구 주위를 도는 소행성을 말한다. 미니 달은 크기가 작은 데다 이동 속도도 빠르기 때문에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우주선이나 로켓 잔해를 미니 달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다. 이번에 출현한 2024 PT5은 천문학자들이 발견한 다섯번째 미니 달이었다.
이번 미니달은 태양 중력의 영향으로 지구를 완전히 한 바퀴 돌지는 못했다. 말발굽 정도의 궤적만 그린 채 떠나갔다.
미니 달 ‘2024 PT5’의 궤적. 출처=https://x.com/tony8730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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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달이 지구 중력에 잡혀 지구와 인연을 맺기 시작한 건 9월30일이었다. 이후 57일간 지구∼달 거리의 약 10배인 350만∼400만km 거리에서 시속 3500km의 속도로 지구 주위를 선회했다.
이 미니 달은 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루텐세대 연구진이 미국천문학회가 발행하는 학술지 ‘연구 노트’(RNAAS) 9월호에 관측 데이터를 공개하면서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연구진은 당시 연구노트에서 미니 달이 아르주나(Arjuna) 소행성대에서 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 소행성대는 지구와 달의 공전 궤도 경로를 따라가는 태양계의 2차 소행성대로, 태양과의 평균 거리는 1억5천만km다.
미니달 ‘2024 PT5’ 공전 궤도에 따른 지구와의 거리 변화. skylive.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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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달에서 떨어져 나온 것일 수도
이번 미니 달은 특히 실제로 달의 분신이었을 가능성 때문에 더욱 주목을 받았다. 콤플루텐세대 연구진은 후속 관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실제 달에서 가져온 암석과 일치하는 가시광선 스펙트럼이 나타났다고 지난 17일 사전출판 논문 공유집 아카이브에 발표했다. 이 추정이 실제와 부합한다면 아르주나 소행성대엔 달의 분신들이 여럿 있을 수 있다.
연구를 이끈 카를로스 데 라 푸엔테 마르코스 교수는 스페이스닷컴에 “2024 PT5가 달 표면에서 떨어져 나온 것이라면 예상되는 자전 주기는 1시간 미만일 것”이라고 말했다.
태양 중심 궤도로 돌아간 미니 달은 지구와의 작별이 아쉬운 듯 2025년 1월9일 다시 잠깐 얼굴을 비친다. 이날 지구에서 약 180만km 지점까지 다가온다. 그런 다음 다시 고향인 아르주나 소행성대로 돌아간다.
앞으로 30년 후인 2055년 다시 지구를 향해 날아오지만 그때는 지구에서 520만km 떨어진 곳까지만 온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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