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치요다구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 입구. 도쿄/홍석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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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자위대 간부 후보생 제도를 없애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자위대 간부 후보생들을 훈련 기간 태평양전쟁 에이(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으로 물의를 빚었던 적이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27일 일본 정부가 하루 전 총리 관저에서 열린 관계각료회의에서 정식 자위관이 되기 전 교육생인 ‘자위대 간부 후보생’ 제도를 폐지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자위대는 자위관에 정식 임명하기 전 3개월간 간부 후보생 기간을 두고 있다. 이후 정식 부대로 배치받는다. 임기제 자위관이 되면 육상자위관은 훈련생 기간을 포함해 최소 2년, 해상·항공자위관은 3년을 복무하게 된다.
자위대가 초임 간부를 훈련 기간 없이 곧바로 임용하기로 한 것은 최근 자위대 내 일손 부족이 한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지난 7월 방위성 발표를 보면, 지난해 자위관 채용률이 애초 모집 계획의 50.8%에 그쳐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지난해 자위관 채용 계획 인원은 모두 1만9598명이었는데 실제 채용된 인원은 9959명에 불과했다. 이전까지 가장 낮았던 채용률이 무려 30여년 전인 1993년 55.8%였다. 직전 해인 2022년(65.9%)과 견줘도 무려 15.1%포인트나 하락한 수치다. 현재 자위대 정원은 24만7천여명인데, 지금도 2만명 정도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방위성은 최근 ‘근본적 인적기반 강화 검토위원회’를 발족하기도 했다.
방위성은 자위대 인기가 급격히 감소하는 배경에 저출산과 일반 기업과의 경쟁 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해상자위대에서 관련 기업에서 금품과 식사를 제공받거나, 방위·외교 관련 ‘특정 비밀’을 허가 없이 다루는 등 자위대 내부 문제도 인기 하락 요인의 하나로 꼽힌다. 2년 전 일어났던 여성 자위대원을 향한 상급자의 성폭력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또다른 ‘괴롭힘 사건’들이 드러나 관련 추가 수사를 벌이기도 했다.
자위대 간부 후보생 제도는 훈련 과정에 태평양전쟁 에이(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견학 등이 포함돼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지난 5월 해상자위대 간부 후보생들이 연수 과정의 하나로 유슈칸을 집단 견학한 것으로 드러난 일이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연습함대 간부후보생 165명이 휴식 시간에 야스쿠니신사를 집단 참배한 일이 확인됐다. 당시 일본 일부 언론들은 “옛 일본군과 결별한 것 같던 자위대가 여전히 긴밀한 관련성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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