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요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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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지적장애를 가진 직원을 심리적으로 지배해 80대 건물주를 살해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모텔 업주의 항소심에서 징역 4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27일 서울고법 형사14-3부(임종효·박혜선·오영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모(45)씨의 살인 교사 혐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조씨에게 징역 40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조씨의 험담이나 모함이 없었다면 주차관리인이 피해자를 살해할 동기가 전혀 없다"며 "피고인이 주차관리인에게 이른바 '가스라이팅'을 하며 피해자에게 반감을 갖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씨는 자신을 친형처럼 따른 중증 지적장애인을 이용해 피해자를 잔혹하게 살해해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피해자의 유족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조씨 측은 주차관리인 김모(33)씨에게 살인을 교사할 동기가 없었고 김씨가 허위 진술을 했다고 주장했다.

조씨의 변호인은 "김씨는 수사 과정부터 당심까지 계속 진술이 변경되는데 감형을 이유로 허위 진술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해 보인다"고 했다. 변호인은 피해자와 조씨가 재개발과 관련해 경제적 이해관계를 같이 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또한 "조씨가 정상인보다 지능이 낮은 김씨에게 살인을 교사하는 것은 무모하고 위험 부담이 큰 일"이라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 판결을 해달라"고 덧붙였다.

조씨는 최후 진술을 통해 "저는 결코 살인 교사를 하지 않았고 진심을 다해 동생처럼, 친구처럼, 가족처럼 같이 살았다"며 "친동생으로 대했던 김씨가 누명을 씌우는 것을 보니 억장이 무너지고 배신감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실을 밝혀 제 억울함을 풀고 저와 제 가족이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하며 흐느꼈다.

조씨는 지난해 11월 12일 오전 10시쯤 서울 영등포구의 한 건물 옥상에서 80대 건물주 A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도록 김씨에게 지시한 혐의로 올해 1월 11일 구속기소 됐다. 조씨는 2022년 9월부터 영등포 일대 재개발 문제로 A씨와 갈등을 겪다 지적장애인인 김씨에게 거짓말을 해 두 사람의 사이를 이간질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를 모텔 주차장 관리인으로 고용한 조씨는 3년 4개월 동안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한편, 간이 시설물을 내주고 월세 명목으로 매달 50만~60만 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1심은 지난 7월 "조씨가 자신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의지하는 김씨에게 직간접적으로 살인을 교사,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고 판단, 징역 27년을 선고했다.

조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다음 달 18일 열린다. 한편 피해자를 살해한 김씨는 1, 2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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