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의 ATM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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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부터 청약 예부금, 청약저축(기존 입주자 저축) 가입자들이 민영·공영주택 모두 청약할 수 있는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되면서 시중 은행이 전환 고객을 모시는 데 시동을 걸고 있다. 특히 현재는 당행만 가능하지만 내년 1월 1일부터는 타행 간 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은행 간의 ‘고객 뺏기’가 가능해진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은 모두 입주자저축에서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의 전환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전날부터 현금성 자산을 제공하며 당행 주택청약종합저축 전환 모객을 시작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다음 달 13일까지 전환 시 2만포인트를, 우리은행은 다음 달 말까지 전환 고객 선착순 1200명에게 신세계 상품권 5만원권을 제공한다.

하나은행도 다음 달 20일까지 전환고객 선착순 1만1111명에게 커피 쿠폰을, 추첨을 통해 고가 가전 등을 제공한다. 시중은행 중 청약통장 가입고객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진 KB국민은행은 지난달부터 지난 15일까지 청약예금 보유고객을 대상으로 전환 가능 사실과 관련 이벤트를 진행했다. 국민은행은 당타행 전환이 시행되면 추가적인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은행들이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락인 효과’를 노리기 위함이다. 지난달 1일부터 기존 입주자저축 가입자들이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전환이 가능하게 됐지만, 전환율이 저조한 상태로 한 달이 넘게 지났다. 가입자 입장에서는 청약통장 유형에 따라 국민주택, 민영주택 등 청약가능 단지가 달라지지만, 사실 은행 입장에서는 당행의 입주자저축 가입자나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나 큰 차이가 없다는 게 은행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내년 1월이 되면 당타행 간 전환이 가능하게 된다. 청약 통장은 개인당 한개만 만들 수 있고, 한 은행에서 주택청약종합저축 통장을 만들거나 기존 입주자 저축을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전환하고 나면 이후 다른 은행으로 넘어갈 수 없다. 당행에서만 전환이 가능한 이번 달 전환 모객이 중요한 이유다.

다만 전환과 고객 유치에 따른 은행 실익은 사실상 크지 않은 편이다. 기존 입주자 저축 가입자들은 대부분이 1순위 대상이 되는 마지노선 금액까지만 채워 놓은 고객이 많다. 은행권에 따르면 평균 청약통장 저축 금액은 300만~500만원 사이가 대부분이다. 청약저축의 경우에도 꾸준히 넣는 가입자들이 1000만원 정도 수준이다.

또한 청약 상품들은 은행의 수신 상품이지만, 은행의 실적을 평가하는 은행 계수로 잡히지 않고 기금 계수로 잡힌다. 청약종합저축 고객들이 늘어나면 은행 수신 잔액이 상승할 수는 있으나, 실적에 큰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다만 청약 통장을 만들고 나면 통상 주거래 은행으로 이어지거나 관련 대출 상품까지 이용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내년 1월에는 타행의 전환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각축전이 지금보다 치열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청약종합저축 전환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아 타행 전환이 가능해지기 전에 기존 입주자 저축 가입자들의 전환을 최대한 유도하고 있다”라며 “당타행 전환이 가능한 내년에는 지금보다 조금 더 치열한 마케팅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민서연 기자(mins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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