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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1년만에 수장 3번 바뀐 미래사업기획단...바이오 키운 고한승이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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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0년 10월 11일 인천광역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왼쪽부터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이재용 부회장,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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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사업의 연장선상에 있지 않은 신사업 발굴’ 목적으로 1년 전 출범한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이 세 번째 수장을 맞이한다. 바이오 사업을 씨앗부터 키워온 고한승(61)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이 27일 미래사업기획단장을 맡는다. 삼성의 바이오 신약·시밀러 사업 기틀을 다지고 키운 고 사장이 10년 후 삼성의 먹거리를 어떻게 어디에서 찾아낼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27일 고 사장을 미래사업기획단장에 선임하는 내용을 포함한 2025년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미래사업기획단은 지난해 11월 사장단 인사 때 신설된 조직으로 당시 전영현 부회장이 초대 단장으로 선임됐다. 이후 지난 5월 전 부회장이 반도체(DS) 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경계현 전 DS 부문장(사장)이 바통을 이어 받았었다.



신사업 육성 전문가이자 최장수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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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한승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사장). 사진 삼성바이오에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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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부회장과 경 사장은 반도체 출신이었지만 고 사장은 바이오 외길을 걸어온 점에서 이전 수장들과 이력부터 차이가 크다. 고 사장은 미국 UC버클리대학교 생화학과를 졸업한 뒤 노스웨스턴대에서 유전공학 분야 석ㆍ박사학위를 받았다. 바이오벤처 대표이사 등 을 지내다 2000년 삼성에 합류해 삼성종합기술원 바이오헬스랩장을 지냈다. 2008년 삼성전략기획실 신사업팀 임원 등을 지내며 현재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만들어낸 창립 멤버다. 2012년 2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설립되자 대표이사(전무)에 올랐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젠이 합작해 만든 바이오 시밀러·신약 연구개발 기업으로 지난해 처음으로 연 매출 1조를 넘어섰다.

13년간 대표이사로 재임하며 사업을 성장시킨 고 사장은 삼성 그룹 내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로도 꼽힌다. 삼성그룹의 주력인 전자 산업 출신이 아니지만, 맨땅에 씨를 뿌려 삼성의 바이오 사업을 현재 글로벌 수준으로 키웠다는 점에서 전문 경영인으로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삼성 관계자는 “그룹 신수종 사업을 일궈낸 경험과 그간 축적된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시 한번 삼성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 발굴을 주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획단, 그동안 성과는



기획단은 정성택 부사장, 이원용 상무를 포함해 전자 계열 출신 20여 명으로 구성된 조직이다. 전자 외 계열사에서도 3개월가량 파견 형태로 나와 아이디어를 모아왔다. 금융 계열사 직원이 핀테크 관련 사업에 관한 의견을 제시했으며, 푸드테크 관련된 사업을 들여다 볼 때는 웰스토리에서 파견된 직원이 합류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히타치·소니 등 일본 기업을 포함해 미국 실리콘밸리, 유럽 등 전 세계 100여 개 기업의 사례 연구를 했고,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형태로 미래 먹거리를 찾는 작업을 검토해왔다.

이를 통해 기획단은 10대 신사업 리스트를 추린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인사로 새로운 수장을 맞이한 만큼 고 사장의 주도 하에 미래사업안에 대한 구상을 재검토한 후 사업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2010년 신사업추진단에서 태양전지·자동차용 전지·발광다이오드(LED)·바이오·의료기기를 5대 신수종 분야로 선정하고 집중 육성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향후 기획단이 제시할 삼성의 미래사업 구상은 과거처럼 사업 분야 리스트를 꼽는 것부터 새로운 M&A 공개 등 다양한 형태로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라며 “10년 후 그룹의 먹거리가 되기 위해서는 조만간 씨앗을 뿌려 육성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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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에 내정된 김경아 부사장. 사진 삼성바이오에피스


한편, 고한승 사장의 이동으로 공석이 된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는 김경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맡는다. 김 신임 사장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물론 삼성 그룹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CEO)다. 서울대 약학 학·석사 후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독성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시밀러 개발 전문가다. 2010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바이오 신약개발 수석연구원으로 입사 후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에 합류해 시밀러개발, 공정, 품질, 인허가 등 사업 전반에 걸쳐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왔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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