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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취재기자와 함께 117년 만에 쏟아진11월 폭설의 원인과 앞으로 날씨 전망까지 알아보겠습니다.
김민경 YTN 기상·재난 전문기자 스튜디오에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11월에 서울에 이렇게 눈이 많이 온 적이 없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적설량이 20cm가 넘게 기록된 곳도 있고ㅛ. 서울의 공식 적설량은 종로 송월동에 있는 기상관측소에서 측정된 값을 기준으로 하는데요.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후 11월에 서울에눈이 제일 많이 왔던 해는 1972년이었습니다. 당시에 12.4cm가 기록됐는데, 오늘 지금까지 쌓인 눈의 양이 18cm로 그 기록을 넘어섰습니다. 오늘 117년 만의 11월 폭설 기록에 이어서울 전역에 대설경보가 발령됐는데요. 서울에 대설경보가 내려진 건지난 2010년 1월 4일 이후 14년 만이고요. 특히 11월에 대설경보가 발령된 건1999년 이전 기록은 기상청 시스템상 확인이 어려워서 단정할 순 없지만, 이후로는 첫 사례입니다. [앵커] 그동안 11월에 왜 이렇게 더운가 이런 얘기도 나왔었는데 갑자기 폭설이 내린 이유가 뭘까요?
[기자]
우선 찬 공기 때문인데,그냥 찬 공기가 아니라 대기 상층의 매우 강한 찬 공기가 원인입니다. 일기도 보실까요? 상층 5km 부근 일기도 보여드리겠습니다. 한반도가 여기 있는데요. 그러니까 이 한반도랑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해서 이렇게 노랗고 붉은 덩어리, 이게 상층 찬 공기의 소용돌이입니다. 이 소용돌이 때문에 이렇게 눈이 오게 됐던 겁니다. 제가 쉽게 설명 드리려고 영상을 준비했었는데요. 이 옆에 나오고 있는데 욕조에 물을 받았다가 물마개를 빼면 물이 회오리 모양으로 빠지는 것을 한 번쯤 보신 적 있을 텐데 이렇게 욕조에서 물이 빠지는 것처럼찬 공기가 회오리를 치면서 아이스크림콘모양처럼 깔때기 모양으로 대기 상층에서 지상으로 내려오는 겁니다.
그러니까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는 데다 상층, 위쪽에서도 찬 공기가 내려와서 이중으로 영향을 받다 보니까 지난주에 있었던 반짝 추위보다추위의 강도도 더 세고요. 눈도 문제인 게 상층의 공기가 지상 공기보다 더 차가운데 공기는 차가울수록 더 무겁니다.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지상에 원래 있던 공기 밑으로 파고들면서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구름이 발생하는 건데요. 여기에서 만들어진 구름이 기온이 워낙 낮기 때문에 비구름이 아니라 눈구름이 된 겁니다.
[앵커]
여기에 온난화로 높아진 해수 온도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요?
[기자]
일반적으로 겨울 폭설이 내릴 때 패턴 중 하나가 북서쪽에서 찬 북서풍이 불 때인데요. 겨울에는 바다의 수온이 대기 온도보다더 따뜻합니다. 차가운 바람이 상대적으로 따뜻한 서해를 지나면서 구름이 발달하는 건데요. 최근 한반도 주변 바다 온도가 지난 100년 사이 1.5도 상승했는데, 전 세계 평균보다 2.5배나 높습니다. 이렇다 보니 대기 중의 기온과 해수 온도와의 온도 차이가 더 벌어져서 구름이 더 강하게 발달하게 되는 겁니다.
[앵커]
지금 시간이 한 5시 10분 정도가 됐습니다. 이제 퇴근길이 겹칠 것 같은데 퇴근길에는 눈 상황이 어떻게 되나요?
[기자]
네, 눈구름의 이동을 볼 수 있는레이더 화면 보겠습니다.지금 시간대에 눈구름인데요. 서울은 지금 조금 벗어나긴 했지만, 이렇게 계속해서 내륙에 북서쪽에서 눈구름이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습니다. 퇴근길에도 이렇게 계속 비구름이 유입될 것으로 보여서 경기 남부와 충청 등 곳곳에서는 교통안전에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오늘 밤사이에 한 차례 고비가 더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다시 한 번 일기도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앞서 봤던 상층 5km 상황입니다. 이 저기압이 반 시계 방향으로 돌면서오늘 밤부터 내일 오전 사이에 다시 한 번강한 눈구름이 이렇게 중부와 이번에는 남부 일부까지 들어올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렇게 움푹 파인 부분을 기압골이라고해서 여기에서 구름이 잘 발달하게 되는데 원래는 저기압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을 해야 하는데 지금 상층의 흐름이 매우 정체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저기압이 이렇게 계속 제자리에서 톱니바퀴 돌듯이 계속 돌다 보니까 지금은 이 기압골의 앞단에서 비구름이 들어오는 거고요,본격적인 기압골이 오늘 밤사이에 다시 한 번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는 겁니다.
[앵커]
수도권에 20cm 이상 내린다고요? 밤새 대비를 해야 될텐데 특히 경계해야 하는 지역이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충청 내륙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차가운 북서풍이 서해 상을 지나면서 눈구름이 발달해 서쪽, 특히 서해안 지역에 많이 눈이 쏟아지는데요. 문제는 이 지역이 아니라 충청 도심 지역인 대전과아산, 천안, 청주 등에 갑작스럽게 많은 눈이 쏟아질 때가 있다는 겁니다. 일명 '아산만 효과'라고 하는 건데요. 그래픽 보실까요? 바람이 290도 아래로 불어 들어오면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서해를 지나면서 눈구름이 발달하기 때문에 충남 서해안이나 호남 서해안 부근에 많은 눈이 내리게 됩니다. 문제는 바람 방향이 조금 더 북쪽으로, 310도 이상일 때는 이렇게 경기만을 지나 아산만을 지나서 곧바로 충청 내륙으로 구름이 들어와 버리는 건데요. 문제는 이 구름 폭이 장마철 띠 모양의 비구름처럼 매우 좁아서 슈퍼컴퓨터가 예측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앵커]
그래서 예측하기가 힘든 거군요. 충청권 내륙에 짧은 시간에 폭설이 쏟아진다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화면 보실까요? 장마철에 이런 구름 많이 보셨을 겁니다. 폭이 좁고 좁은 지역에만 강하게 발달하는 구름인데요. 화면 보겠습니다. 이 아산만 효과는 수온이 4~7도로 꽤 높지만 이 경기만, 아산만 부근은0에서 3도로 다소 낮기 때문에 이런 폭이 좁고 얇은 띠 모양의 비구름대가 충청 내륙으로 들어오기 때문인데요. 지난 2020년 12월 30일쯤에는 세종 일부 지역에 3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눈이 10cm 가량 순식간에 쌓이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굉장히 주의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앵커]
그러면 충청 내륙에 짧은 시간에 폭설이 쏟아진다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앵커]
조심해야겠네요. 이번 눈은 언제까지 내릴 것 같습니까?
[기자]
오늘 밤부터 내일 오전까지 한 차례 고비를 넘기고 이제 내일 낮부터는 곳곳에서 소강상태를 보일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기압골이 지난 뒤에도 뒤따라 흘러들어오는 눈구름이 있을 것으로 보여서 경기 남부는 내일 늦은 밤까지, 그리고 충청과 호남, 제주도는 모레까지도 눈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앵커]
그럼 내일 출근길도 걱정인데 차 타고 나가도 되는 건가요?
[기자]
그 부분이 가장 우려되는 점입니다. 눈이 많이 쌓인 데다가 이렇게 낮에도 춥기 때문에 쌓인 눈이 녹지 않고 그대로 얼어붙는 지역도 많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인데요. 한낮인 지금도 서울은 기온이 0.4도로무척 낮습니다. 그런데 내일과 모레는 기온이 더 떨어집니다. 서울 기준 내일은 영하 2도, 금요일인 모레는 영하 4도까지 내려갑니다. 제설 작업이 잘 된 도로에서는 큰 걱정은 없겠지만 이면도로나 강변 등에서는 빙판길, 그리고 특히 눈에 잘 안 보이는 '도로 살얼음'에 각별히 주의하셔야겠습니다.
[앵커]
그리고 이번 눈이 무거운 눈이라고 하던데요? 어떤 차이가 있는 겁니까?
[기자]
'무거운 눈'은 구름이 바다 위를 지나면서습기를 잔뜩 머금은 눈으로 습설이라고 하는데요. 습기가 많아서 잘 뭉치게 됩니다. 하지만 반대로 건조하고 푸석푸석한 눈은 건설이라고 하는데요. 이 건설과 습설은 같은 양의 눈이 내려도무게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가로, 세로가 1m인 공간에 1m의 눈이 쌓일 경우에 가벼운 눈, 그러니까 건설은 150kg, 무거운 습설은300kg 정도로 차이가 거의 2배 수준입니다. 특히 일반적인 비닐하우스에 50cm의 습설이 쌓이면 무게는 최대 30톤까지 치솟게 되는데요. 15톤 트럭이 2대, 전봇대 30개가 올라가 있는 셈입니다.
[앵커]
오늘 밤에도 지금 최대 20cm의 눈이 더 내릴 수 있다고 하니까요. 철저히 대비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김민경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김민경 (kimmin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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