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2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공운수노조 산하 철도노조와 서울교통공사노조, 서울메트로9호선지부, 교육공무직본부가 다음달 5일과 6일 파업을 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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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영 | 중앙대 간호학과 1학년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을 비롯하여 많은 노조들이 임금 인상과 신규 채용 등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며 12월6일 총파업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지하철 파업 예고로 인해 지하철을 사용하는 시민들의 우려와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지하철이 파업하여 운행을 중단하면 출퇴근하거나 등교할 때 이동하는 수단이 사라지게 되고 다른 대중교통으로 사람들이 몰려 안전이 위험해질 수 있다. 그리고 회사나 학교에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하면서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게 된다.
그렇다면 노조들은 왜 총파업을 하는 걸까? 찾아보니 노조들이 총파업을 하는 이유와 요구하는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노조는 인력 부족으로 근무자들이 장시간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는데 서울시는 인건비 절감을 운운하며 전 직원의 10%인 2200여명에 이르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자와 시민 모두에게 위험한 1인 승무제 도입을 막고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1인 승무제란 기관사 한 명이 지하철 운행과 안전 관리를 동시에 책임지는 것이다. 보통은 기관사와 차장이 지하철 양 끝에서 함께 지하철을 운행하는데, 서울시의 인력 구조조정으로 인해 차장이 동행하지 않으며 기관사 한 명이 모든 것을 책임지게 된다.
올해 잇달아 발생한 중대재해 산재 사망사고, 지하철 노동자의 혈액암 집단 발병 사태로 인해 노동 현장은 불안과 두려움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서울교통공사 노동자 중 최소 7~8명이 혈액암을 진단받고 사망자도 발생했다. 지하철 정비 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자들은 도장, 세척 작업에서 벤젠, 크실렌 같은 유기용제, 유해화학물질에 장기간 노출되면서 혈액암이 집단으로 발병했다고 추정한다. 노동자들이 집단으로 혈액암에 노출되는 노동환경은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건강을 보장해 주지 않는 노동환경에서 누가 근무하려고 하겠는가.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은 지난 20일부터 각 역에 정차해 있는 시간을 규정대로 전부 채우거나, 용변을 해결해야 할 때 정차한 뒤 화장실을 이용하는 등 준법 운행을 준수하는 단체행동에 나섰다. 이로 인해 수도권 전철 열차 653대 중 150여대가 20분 이상 지연 운행되면서 출근하는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준법 투쟁으로 용변을 해결해야 할 때 정차한 뒤 화장실을 이용했다는 것은, 평상시 노동자들은 일하는 중 용변을 해결해야 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음을 암시한다. 준법투쟁을 하기 전에는 평상시 기관사들이 열차 운행 중에 생리 현상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 같다.
그저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것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우리가 너무 무관심했다. 이번 지하철 총파업 예고를 계기로 지하철이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고, 몇 명의 노동자들이 어떻게 교대 근무를 하고 있으며, 지하철 노동자로서 일하는 것의 고충이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었다. 우리는 지하철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 관심을 조금만 더 가진다면 총파업까지 진행되지 않고, 지하철 노동자들의 근무 환경이 개선되어 노동자와 시민 모두가 편리한 일상생활을 보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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