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막판 퍼즐
조종사노조 가처분 법원 각하
화물부문 매각 조건 충족하며
유럽연합집행위 이달중 결론
업계 흔들 통합 LCC도 주목
조종사노조 가처분 법원 각하
화물부문 매각 조건 충족하며
유럽연합집행위 이달중 결론
업계 흔들 통합 LCC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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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부터 시작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작업이 4년여만에 마무리를 눈앞에 뒀다. 합병의 사실상 마지막 관문이었던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금명간 최종 승인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메가캐리어(초대형 항공사) 출범과 함께 양사 계열사인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LCC(저비용항공사) 통합도 예정돼 있어 국내 항공산업 구조에 지각 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EC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양사의 기업결합심사를 종결하고 이르면 이달 중 최종 승인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EC는 올해 2월 화물사업 매각, 유럽 여객노선 이관 등을 조건으로 조건부 승인을 내렸다. 현재 EC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인수하는 에어인천에 대해 인수자 적격 여부에 대한 최종 검토 단계를 밟고 있다.
에어인천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와의 결합 잔여 절차를 마무리한 뒤 내년 7월 1일부터 첫 운항에 나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가 화물사업부 매각과 관련해 이사회 결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신청한 가처분이 법원에서 각하되면서 화물사업부 매각 최종 걸림돌도 사라졌다는 평가다.
EC는 또 하나의 조건이었던 유럽 4개 노선의 여객 이관 요건은 충족했다고 판단했다. 앞서 EC는 양사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하며 ▲프랑크푸르트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등 여객 노선을 티웨이항공에 이관하라는 조치를 내렸다. 해당 노선을 이관 받은 티웨이항공은 로마, 파리, 바르셀로나에 이어 지난 3일 프랑크푸르트에 취항하며 이관 조건을 충족했다.
EC의 최종 승인이 나오면 마지막 남은 미국 법무부(DOJ)의 심사도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 DOJ가 양사 합병에 대해 독과점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승인으로 간주한다. 미국의 승인까지 얻으면 대한항공은 기업결합을 위해 신고한 14개 필수 신고국에 대한 승인을 모두 받게 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미국 DOJ의 경우 EC의 진행 경과를 함께 살피고 있어 EC 최종 심사 승인 후 같이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조속한 경쟁당국 심사 종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경쟁당국 승인 절차가 완료되면 내달 20일까지 총 1조5000억원(영구채 3000억원은 별도)의 인수대금 중 남은 8000억원을 납입하며 신주 인수 거래를 종결할 예정이다. 잔금 납입은 아시아나항공 3자배정 유상증자에 대한항공이 참여하는 형태로 이뤄지며 거래 후 대한항공의 보유 지분율은 63.88%가 된다.
대한항공은 기업결합 심사를 마친 뒤 신주 인수를 거쳐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해 2년간 독립 운영할 계획이다. 이 기간 각자 브랜드로 운영하면서 인력 재배치, 조직문화 통합 등 화학적 결합 과정을 거친 후에 통합 대한항공으로 출범한다.
통합 대한항공이 출범하면서 국내 항공산업도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선 통합 대한항공의 글로벌 경쟁력은 기존보다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사는 몸집이 커질수록 비용 지출시 협상력이 올라간다. 유류 도입 원가, 공항 사용료, 기재 리스비 등이 대표적이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사는 규모가 커질수록 노선 및 기재 운영의 효율성이 올라간다”며 “미주·유럽 등 서구권 항공사들은 과거 여러 차례 대외 이슈에 따른 사업 위기를 거치며 이같은 합종연횡에 익숙한데 국내에서도 이같은 이벤트가 한번쯤은 필요한 시기가 온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LCC업계도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양사 산하 LCC들이 합병하면서 보유 기단 규모나 매출 면에서 LCC 중 단연 선두로 나서게 된다. 중복 노선 통폐합 등으로 인한 비용 절감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등 사모펀드가 대주주인 경우가 많은 LCC업계에서 합종연횡이 일어나면서 추가적인 M&A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통합 대한항공·LCC의 점유율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국내 소비자들에겐 운임 측면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독과점이 발생할 수 있다는 국내 소비자들의 우려가 있는만큼 국토부나 공정위가 운임에 대한 감시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합병을 계기로 대한항공이 신규 노선 개척 등 국적 항공사로서의 역할을 더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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