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마약 투약·유통 혐의 '마약 동아리' 회장 염모씨 징역 7년 구형…염씨 "스티스 잡스도 LSD로 영감 얻어 창업"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 청사.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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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명문대 연합 동아리에서 마약을 투약하고 유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회장 염모씨에게 검찰이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장성훈)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향정·대마) 등 혐의를 받는 염씨와 이모씨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염씨는 마약류관리법 외에도 여성을 폭행한 혐의로 특수상해, 성폭력 처벌 특례법 위반(촬영물 등 이용 협박)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염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하며 별도로 제출한 의견서에 기제된 추징금 납부를 명령해 줄것도 요청했다.

검찰은 "수사 후반기 자신의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제공하고 구체적인 진술을 통해 수사에 협조했다"며 "동아리 회원들이 마약을 투약한 건 맞지만 모두 성인으로서 스스로 결정하고 마약을 투약·매매했기 때문에 오로지 염씨에게 책임을 지우는 건 부당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마지막까지 실망스러운 부분인데 마약을 접한 것에 대해 오늘도 스티브 잡스 운운하면서 마치 LSD(리서직산디에틸아마이드)를 투약하면 좋은 영감 얻어 좋은 사업할 기회 얻을 수 있었다는 발언을 했다"며 "투약 매매 횟수가 적지 않고 집행유예 기간 중에 범행을 했다"고 했다. 이어 "한국에서 태국으로 LSD를 가지고 가서 투약하는 등 해외로 투약한 것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염씨는 최후 진술에서 가족과 주변 지인에게 용서를 구했다. 염씨는 "사실상 제 신상이 모두 공개됐고 사랑하는 사람이 제 친구와 가족이라는 이유로 수많은 사람에게 비난받고 기자와 사람을 피해 숨어 사는 것을 보는 게 지옥같은 징역보다 훨씬 고통스럽다"고 했다. 이어 "제가 살아온 삶이 너무 후회되고 부끄럽다"며 "가족과 여자친구, 친구들에게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했다.

염씨 변호인은 마약과 성범죄 혐의 등을 인정하면서도 지난 공판에 이어 재차 '마약범죄에 대해선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없다'며 수사 절차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앞선 피고인 신문에서 염씨는 스티브 잡스가 LSD 투약으로 영감을 얻어 창업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염씨는 부친에게 쓴 편지 구절을 설명하며 "스티브 잡스는 자기 자서전에 LSD로 영감을 얻어서 창업을 해서 돈을 벌었다고 써 있다"고 했다. 이어 "저도 LSD가 어떻게 보면 새로운 깨달음을 줘서 그것으로 인해 사업을 시작하고 많은 돈을 벌 수 있게 될 거라고 기대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염씨와 함께 기소된 이씨에게는 징역 2년을 구형하고 별도 제출한 의견서에 기재된 추징금 납부를 명령해 줄것도 요청했다.

검찰은 "이씨는 수능을 여러 차례 치고 대학에 들어간 이후 일반적 대학생과 다르게 사업활동도 하고 나름 소득을 올리는 등 행위 자체만 보면 건실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공소사실에 따른 마약 범죄 횟수가 적지 않고 염씨 영향으로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보이긴 하나 마약 투약과 매매에 대한 결정은 성인으로서 스스로 내린 결정이고 책임져야 한다"라고 했다.

이씨 변호인은 "공범 범죄 뿐 아니라 수사기관이 인지 못한 공범 정보까지 제공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변호인은 "이씨는 어떻게 해서든 마약과 관계된 사람들을 단절하고 싶어했다"며 "그런 의지로 주변인들과 관계를 끊어내고자 수사에 협조했다"고 했다. 이어 "단약의지 실천을 위해 정기적으로 전문 단약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이씨는 최후진술에서 "철이 없었다는 것으로 치부하기 제 죄가 막중하고 큰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크나 큰 실수를 통해 큰 깨달음을 얻고 인생에 도약이 될 기회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처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깊이 반성한다"고 했다.

염씨와 이씨에 대한 선고기일은 내년 1월8일 진행될 예정이다.

정세진 기자 sejin@mt.co.kr 김호빈 기자 hob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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