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상법 전문 변호사
지난 5월 미국 워싱턴 DC의 사무실에서 본지와 만난 제이미슨 그리어 변호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2기 행정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로 지명됐다. /김은중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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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26일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 제이미슨 그리어(44) 변호사를 지명한다고 밝혔다. 한국의 통상교섭본부와 유사한 USTR은 미국의 국제 통상 교섭과 무역 정책 수립·집행, 불공정 무역 조사·대응을 총괄하는 대통령 직속 기관이다. 트럼프 집권 1기에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USTR 대표 비서실장을 지내며 대(對)중국 고율 관세 부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개정 등에 관여한 그리어는 트럼프 2기 ‘관세·무역 전쟁’의 선봉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다국적 로펌 ‘킹 앤드 스폴딩’의 파트너 변호사인 그리어는 무역과 국제통상법에 정통하다. 관세 강화와 보호무역을 주창해 온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와 로펌에서 함께 근무한 경력도 있다. 미국 언론은 이번 인선을 “관세가 트럼프 2기의 핵심 경제 의제가 될 것이라는 신호”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리어는 지난 5월 본지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대선 공약이었던 10% 보편 관세에 대해 “10%든 다른 수치든 법적 근거도 있고,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것”이라며 “때로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극단적 조치를 취할 필요도 있다”고 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6일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 지명한 제이미슨 그리어 변호사가 지난 5월 워싱턴DC의 '킹 앤 스폴딩'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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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어는 당시 “모든 무역 협정은 미국인의 필요에 맞게 재단돼야 한다. 트럼프는 문제가 있다면 무역 협정을 그대로 두지 않을 것이고, 이건 한국뿐 아니라 모든 나라가 마찬가지”라며 한미 FTA 재개정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 적자를 언급하며 “적자가 지속된다는 건 불공정한 거래 관행, 과잉 생산, 보조금, 비(非)시장적 행위, 환율 조작 같은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얘기”라며 “적자를 계속 방치하면 미국 내에서 ‘왜 우리가 모든 물건을 한국에서 수입해야 하냐’는 불만이 커져 장기적으로는 한국에 좋지 않다”고 했다. 한국 기업에 대해 “탈(脫)중국이 단기적으로 더 비싼 선택지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가장 경제적일 수 있다”는 조언도 했다.
그리어는 지난 3월 현대차 해외 대관 담당 조직인 글로벌 폴리시 오피스(GPO)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해 재계와 학계, 정부 인사들과 만났다. 그는 “많은 한국 기업이 미국에 양질 일자리를 만드는 등 미국 경제에도 기여한다는 점을 인식하게 됐다”며 “한국은 경제·안보적으로 매우 중요한 나라고, 누가 대통령이 되든 강력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외교 소식통은 “그리어의 자녀가 K팝의 열혈 팬”이라며 “대선을 앞두고 민·관 차원에서 상당한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의 경제 정책 컨트롤타워인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는 보수 성향 경제학자인 케빈 해셋(62) 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임명했다.
그래픽=정인성 |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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