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게' 논란에 계파 갈등 고조
분열 자극했다가 '결집' 위험
'이탈표' 설득 없이 '관망' 전략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9월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선수단 격려 오찬'에서 윤 대통령의 격려사를 경청 후 박수치고 있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4.09.13.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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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여야의 수싸움이 본격화됐다. 재표결 결과가 윤석열 정부의 분수령으로 꼽히는 만큼, '이탈표'를 둘러싼 여야의 창과 방패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다만 야당은 앞선 재표결 때와는 달리, 설득 작전에 힘을 빼지 않고 있다. '당원 게시판' 논란으로 촉발된 여당의 자중지란으로 '강 건너 불구경' 상황이다.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재표결은 오는 12월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다.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이 행사된 법안이 본회의에서 다시 통과되기 위해선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범야권(192명)이 모두 찬성표를 던질 경우, 국민의힘(108명)에서 8명만 이탈하면 가결 요건은 충족된다.
하지만 두 차례 진행된 재표결 결과, 이탈표는 4명에 그쳤을 뿐 '가결 요건'에 근접하지 못했다. 야당의 전방위 압박과 국민의힘 내 갈등 등 여러 요인이 이탈표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관측됐지만, 사실상 국민의힘의 '철옹성'을 뚫기는 만만치 않다.
더불어민주당으로선 '재표결 결과'를 국민의힘의 갈등 수위에 따라 가늠해 볼수밖에 없다. 야당의 압박도 이탈표 발생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수 있지만, 실제 최소 4명의 이탈이 발생한 것은 김 여사를 둘러싼 공천 개입 의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공격 사주' 논란 직후였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수정안에 대한 표결 직전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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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에서 이번 세 번째 재표결 결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도 여당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의 소위 '당원 게시판' 논란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급기야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 간 계파 갈등에 불이 붙으면서, 지난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선 공개적으로 충돌이 빚어졌다. 친한계 일부에선 김 여사 문제 해결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만큼, 야권에선 국민의힘 내 갈등 여파가 이탈표로 나타나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다만 자칫 갈등을 부추기는 것이 '결집'이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민주당 내에선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신중론'을 내비치고 있다. 한민수 대변인은 27일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 출연해 "양심의 표들이 꽤 많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다고) 말하면 양심의 표가 움츠러들 수 있다"고 말을 아꼈다.
당초 재표결은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 회동에서 여야 원내대표는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12월 10일 재표결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 일부에선 여당의 위기감을 보여준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당원 게시판'을 둘러싼 내홍이 이탈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이번 합의를 통해 드러났다는 것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원내대표 회동에서 일정 합의가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는데,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 같다"며 "시간을 끌면 여당의 분열이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국민의힘은 반대로 수습할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고 했다. 아울러 "수습이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만큼, (8표 이상의) 이탈표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탈표를 끌어내기 위해 여당의 갈등을 자극하기보단, 그동안 유지했던 호소에 기반한 '여론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자칫 여당의 분열을 노렸다간 '결집'이라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이전투구'로 격화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위험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추경호(왼쪽) 원내대표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힘-윤석열 정부 합동 전반기 국정성과 보고 및 향후 과제 토론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2024.11.11.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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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국민의힘은 "단일대오는 흔들리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사정 때문에 국민의힘의 정치가 좌지우지되거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최소한 (저와) 대화를 나누는 의원들은 (특검법 반대) 단일대오에 지금 전혀 흔들림이 없다"고 일축했다. 더욱이 재표결 일정이 미뤄진 것이 표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에도 "전혀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희망 사항'과 달리, 야권 일부에선 한 대표를 둘러싼 갈등에도 국민의힘 내에서 이탈표가 나오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개혁신당 한 당 관계자는 "이탈표가 나온다면 친한계는 사실상 설 자리가 없어지기 때문"이라며 "최근 친윤계가 친한계를 공격하는 것도 이탈표를 막기 위해 압박하는 것으로 (당원 게시판 논란도) 친한계의 발을 묶어놓으려는 수단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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