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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임종룡 향한 압박 더하는 이복현…"유사한 불법대출 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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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우리금융, 부당대출 유사사례 추가발견"
임종룡 압박 수위 높였나…"현 회장 재임 기간 발생"
책임 진다던 임종룡…거취 고민 시작할까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향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서슬퍼런 칼날이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에서 임종룡 회장 재임 기간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외 추가 불법거래가 있었음을 이복현 금감원장이 직접 알리면서다.

금융권에서는 사실상 이복현 금감원장이 임종룡 회장을 향해 자진사퇴 압박을 더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금융지주의 핵심계열사인 우리은행이 차기 은행장 선임 절차를 진행중인 상황에서 임 회장의 의사결정 개입을 최소화 하라는 의미를 담았다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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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8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하은 기자 ha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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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금융사고 '또' 있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28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들과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현 회장(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현 행장(조병규 우리은행장) 재직 시 전 회장 부당대출과 유사한 불법행위가 발견됐다"라며 "불법에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과 관련해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던 도중 이와 유사한 사례를 추가로 발견했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내달 중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추가 불법행위에 대해 구체적으로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미 발표된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이 추가로 확인됐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앞서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에게 약 616억원의 대출이 취급됐으며 이중 절반 이상이 서류 위조, 심사 미흡 등 부당한 방법으로 취급됐다고 봤다. 이 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미 올해 100억원대 횡령, 손태승 전 회장 부당대출 등으로 홍역을 앓아온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다. 추가로 부당대출이 있음을 금감원장이 직접 밝힌 만큼 이를 회피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어서다.

일단 우리금융 내부에서는 추가 불법행위에 대해 확인중이라는 입장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아직 금융감독원의 검사가 진행중인 사안이라 회사 입장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복현, 사실상 임종룡 겨냥

금융권에서는 이날 이복현 원장의 깜짝 발표는 사실상 임종룡 회장을 겨냥했다고 보고 있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이번에 이복현 원장이 전한 추가 불법행위의 핵심은 임종룡 회장과 조병규 행장의 재임 기간에 발생한 사실이 있었다는 것"이라며 "재임기간에 회사에서 불법행위가 있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이고 이에 따른 책임소재를 최고 경영진에게 묻겠다는 의중이 담겼다고 본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내 추가 불법행위가 있음을 알리기 직전에도 이복현 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임종룡 회장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이 원장은 최근 시범운영 중인 책무구조도와 관련해 "책무구조도 시행으로 지주회장이 그룹 전체 내부통제 총괄책임자로 자회사 내부통제 작동 여부까지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라고 말하면서다.

지주회장들과의 만남이 아닌 이사회 의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굳이 책무구조도 상 최종 책임권자를 지주회장으로 명확히 한 것이다. 올해 들어 금융사고로 가장 홍역을 앓고 있는 곳이 우리금융지주라는 점을 고려하면, 임종룡 회장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다. ▷관련기사 : 이복현 "지주 회장이 내부통제 총괄 책임져야"(1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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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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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발언 시기가 차기 우리은행장 결정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금융권이 주목하는 대목이다. 은행장 결정에는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의사를 개진할 수 있는 구조인데, 최근 불법 행위에서 자유롭지 못한 임 회장이 의견개진을 해서는 안된다는 의중이 깔린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주중 차기은행장 최종후보를 결정하기로 알려진 상황에서 현직 회장의 책임을 묻는 듯한 뉘앙스를 전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점이 우리은행장 후보군 선출에도 영향을 끼치지 않겠느냐"라고 전했다.

임종룡, 거취 고민 시작할까

이복현 금감원장이 임종룡 회장을 향한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임종룡 회장 역시 거취를 고민할 시점이 다가온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임종룡 회장의 임기는 2026년 3월까지로 아직 1년여 남아있다.

이복현 원장이 압박의 강도를 높이기 전부터 이미 조짐은 나타났다. 검찰이 임종룡 회장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조병규 행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피의자로 전환, 조사를 시작했다.

금융사 최고경영자는 금융사고 발생 시 수사기관에 사전에 보고하도록 법에 명시돼 있는데 조병규 행장이 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복현 원장이 내부통제 최종 책임자로 지주회장을 거론한 점 등을 고려하면 검찰이 임 회장에게도 이와 같은 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가능성도 있다. 임 회장 역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복현 원장이 임종룡 회장을 직격한 것이라 자진사퇴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금융권은 풀이하고 있다.

한편 임 회장은 손태승 전 회장 부당대출 책임론이 본격적으로 수면위로 떠오른 이후에도 자리를 지켜 현재 사태를 수습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임종룡 회장은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책임감을 느낀다"라면서도 "조직의 안정과 내부통제 강화, 기업문화 혁신에 힘을 싣겠다"고 말하며 사퇴론을 일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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