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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한은 "내년 성장률 0.2%P 하향…트럼프 정책과 수출 때문"[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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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수정경제전망 설명회

"트럼프 정책, 내년·내후년 성장률 0.1%P씩 낮춰"

"저성장이라는 표현은 과해…잠재성장률 하락 걱정해야"

"중국 관세는 내년 하반기, 보편관세는 내후년부터 영향"

한국은행 조사국이 28일 내년 성장률을 기존 2.1%에서 1.9%로 0.2%포인트 낮춘 이유에 대해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변화와 함께 3분기 수출 둔화세가 구조적 요인이 컸던 점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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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조사국은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별관에서 열린 수정경제전망 기자설명회에서 "미국 신정부 경제정책 변화를 일부 반영한 결과 내년과 내후년 성장률을 각각 0.1%포인트씩 낮추는 영향이 있었다"며 "미국 관세 정책이 출범 이후 어떻게 바뀔지 2월 전망 때 다시 짚어봐야겠다"고 말했다.

내후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1.8%로 제시된 이유에 대해서는 "내년과 내후년 전망치의 차이는 트럼프 관세 정책의 타이밍 때문"이라며 "중국 관세는 내년 하반기부터 영향을 미칠 것이고 보편관세는 2026년부터 영향을 미칠 것이고, 세계 경제의 전제치 자체가 내년에는 3.0%로 올해보다 낮아지고, 내후년은 2.9%로 낮아지기 때문에 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과 내후년 모두 1%대 성장률 전망이 나오면서 '장기적인 구조적 저성장에 놓인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1.9%라는 숫자 자체가 잠재성장률 2%에서 크게 낮지 않은 숫자기 때문에 저성장이라는 표현은 과도하다"며 "경제 전반에 있는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 등 구조개혁 지연으로 잠재성장률이 떨어지는 부분을 더 걱정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다음은 한은 조사국과의 일문일답.
- 8월 전망에서 상당폭 수정됐다. 금리인하 실기론이 반복되는 이유도 그동안 경제전망이 너무 낙관적이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번 금리인하의 배경에는 내년 경제전망이 낮은 것이 있다. 금리인하 실기론과 8월 전망이 틀린 점에 대한 의견이 궁금하다. 내년 전망치의 불확실성이 크다고 했는데 어느 정도까지 조정될 수 있나.
▲(이지호 조사국장) 8월 전망치에서는 올해 2.4%로 전망했었다. 당시 국제통화기금(IMF)은 2.5%,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6%를 전망했다. 3분기 수출을 보면 저사양 반도체는 안 좋았고 고사양 반도체들이 좋았다. 수출 금액은 좋았지만 물량이 안 좋게 나오면서 분석을 한 결과,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부분이 내년 성장에 반영됐다.
▲(이지호) 8월 당시 경제성장률을 한은이 2.4%, IMF 등이 2.5%, 2.6% 전망했다. 이는 잠재성장률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성장률이 낮아진 부분은 아쉽지만 어떤 교훈을 얻어서 잘 전망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 당시에는 금융 불안이 커지는 것,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높아지는 것,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하는 부분에 대해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도 그 대응은 옳다고 본다. 금융 불안 조짐이 있는 상황에서 불쏘시개를 했어야 했나를 생각해 보면 정책을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극단적인 예이지만, 전쟁이 나지 않는데 왜 전쟁을 대비해 군사훈련을 하느냐고 비판하는 것과 같다. 현재는 금융불안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줄어들었다. 이것이 조사국에서 생각하는 실기론에 대한 인식이다. 이번에 금리를 낮추게 된 것은 올해가 아닌 내년 성장률 때문이다.
▲(김웅 부총재보) 첨언한다면 실기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한은이 금리인하 시기를 놓쳐서 내수가 부진했다고 본다. 그러나 당시 전망에서 내수 기여도를 0.9%포인트 예측했고, 예측과 그대로 나왔다. 실기론은 논리적인 측면에서 맞지 않는다고 본다.
▲(김웅) 내년 성장률을 당초 2.1%에서 1.9%로 0.2%포인트 낮춘 건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변화와 3분기 수출 둔화세가 구조적 요인이 컸던 부분이다. 이를 반영해 낮췄다. 미국 신정부 경제정책 변화를 일부 반영한 결과 내년과 내후년 성장률을 각각 0.1%포인트씩 낮추는 영향이 있었다. 미국 관세 정책이란 것이 출범 이후 어떻게 바뀔지 2월 전망 때 다시 짚어봐야겠다. 그러한 점에서 앞서 이창용 총재께서 내년도 성장에 불확실성이 있다고 언급한 것이다.
▲(이지호) 최근 IMF를 포함해서 경제전망을 발표하는 일부 기관들에서는 트럼프 신정부의 출범과 이와 관련한 리스크를 언급하면서 이를 전망치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무책임하다고 본다. 경제전망을 하는 입장에서 가급적 수치를 제시한다면 현재 가용한 정보를 최대한 활용해 발생 가능성이 높은 현실적인 시나리오를 전제에 반영하고 그에 기초해 전망하는 것이 맞다.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 것은 맞지만, 현재까지의 정보를 활용해서 조사국 내에서 여러 토론을 거친 결과를 반영한 거라고 이해해주시면 좋겠다.

- 경제전망의 전제 중 미국이 관세를 부과할 때 중국 외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전제했다. 보편관세 10%보다 낮은 관세를 부과한 걸로 본 건가.
▲(박세준 국제종합팀장) 보편관세와 관련해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10%를 얘기한 뒤 다시 10~20%로 바꿨다. 따라서 그 자체가 상당히 불확실하다. 하한으로 10%를 가정하더라도 보편관세가 대중 관세보다 파급력은 더 큰 것으로 본다. 보편관세 10%를 부과하더라도 미국 물가와 성장에 큰 부담이 된다. 중국과는 다르게 보편관세는 상대 국가와의 협상 여지도 크다고 본다. 이를 감안할 때 보편관세는 공약 그대로 이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트럼프 1기를 보더라도 당시 대중국에 대해 45%의 관세를 언급했다가 실제 중국에 부과한 관세는 20%보다 낮은 10% 수준이었다. 이를 종합적으로 감안해 10%보다도 상당폭 낮은 수준으로 반영했다. 다만 국가별로는 협상 결과에 따라 관세는 차등 적용될 것이다. 낮은 관세를 적용받는 대신 반대급부로 미국산 제품 수입을 확대하는 식으로 협상이 될 거라 본다.

- 내후년 경제성장률을 1.8%로 제시했다. 내년 1.9%에 이어 2년 연속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수치다. 구조적인 장기 저성장 우려에 대해 어떻게 보나.
▲(김웅) 내년도 경제성장률 1.9%와 내후년 1.8%의 차이는 트럼프 관세 정책의 타이밍 문제 때문이다. 중국 관세는 내년 하반기부터 영향을 미칠 것이고 보편관세는 2026년부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세계 경제의 전제치 자체가 내년에는 3.0%로 올해보다 낮아지고, 내후년은 2.9%로 낮아진다. 지금 시점에서 이용 가능한 정보를 가정한 것이기 때문에 2월에 다시 점검해봐야 하겠다.
▲다만 1% 고착화 관련해서는 1.9%라는 숫자 자체가 잠재성장률 2%에서 크게 낮지 않은 숫자기 때문에 저성장이라는 표현은 과도하다. 경제 전반에 있는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 등 구조개혁 지연으로 잠재성장률이 떨어지는 부분을 더 걱정해야겠다.
▲(이지호) 미국이 어떻게 전제하고 중국이 어떻게 대응하며 나머지 국가들이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전제들이 들어가 있다. 현재로서는 2025년에는 하반기에 타격을 주고 2026년에는 한 해 전체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잠재성장률에 대해 시사하고자 한 의도는 아니다. 전제 조건을 받아들인다면 2026년 성장률은 2025년보다 더 높게 보긴 어렵지 않겠느냐 보고 있다.

- 3분기 수출 감소와 관련해 구조적 요인의 영향이 큰 것으로 판단했다. 이는 어제오늘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이지호) 맞다. 구조가 갑자기 변할 수는 없다. 그런데 3분기 수출을 분석해본 결과 그전에 몰랐던 것은 중국 저사양 반도체의 캐치업(catch-up)이다. 자체적으로 중국의 자급률이 굉장히 올라가고, 반도체는 저사양으로 2~3개를 쓸 수도 있다. 중국이 자국산을 쓴다고 마음을 먹고 정부에서 지원해준다면 가능한 일은 맞다. 이런 행태가 지난 8월부터 뚜렷하게 나타났다. 중국 자체에서 자립도를 높인 것이 큰 흐름이지만 분기별로 변동성이 크다. 중국 안에서도 자국 제품을 쓰겠다는 흐름이 3분기에 더 두드러졌다. 흐름 자체가 없었던 건 아니다.

- 물가 상승률이 낮아졌는데 왜 민간 소비 전망치가 낮춰졌는지 궁금하다.
▲(이지호) 물가상승률이 떨어지는 것에 비해 물가수준이 많이 높다고 본다. 물가상승률이 내려갔다고 해서 냉면 대신 칼국수를 먹지는 않는다. 물가수준을 보고 결정한다. 물가수준은 아직까지도 높은 수준이다. 또 하나는 내년 성장률을 조절할 때 수출이 가장 큰 요인이었던 점이다. 수출이 줄어드는 것과 내수 줄어드는 건 별개가 아니다. 수출이 과거에 비해 낙수효과가 줄었다고 보고 있지만 여전히 민간소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어 민간소비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 내년 대중국 무역 숫자가 올해 대비 얼마나 감소할 것으로 보나.
▲(윤용준 국제무역팀장) 중국이 저성장 반도체 부문에 투자를 많이 한 것은 오래된 이야기다. 다만 최근 들어서 얘기가 나오는 이유는 하반기 들어서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화학제품, 철강 부문도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닌데 최근 들어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들어서야 글로벌 제조업 경기 등과 맞물려서 상당히 두드러지고 있다.
▲대중 무역수지 관련해서 2023년도에 180억 적자 났다. 이는 20년 만이다. 올해에도 60억~70억 수준의 적자가 예상된다. 당분간은 대중 관련해서 무역수지는 적자 내지는 소폭 흑자 가능성이 크다. 중국에서 최근 반도체, 석유화학, 배터리 소재 등 중간재에 대한 기술력이 많이 올라가 있어서 우리도 수입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 두 번째는 저가 공세다. 중국 공급 과잉이 있다 보니 이를 해소하기 위해 화공품 위주로 저가 공세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반면 우리가 중국으로 수출하는 반도체 부분은 중국에서 자급률이 많이 올라가고 있다. 과거와 같이 중국이 우리나라의 무역흑자를 주도하고 있는 흐름은 어려워 보인다.

- 내년도 물가가 크게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은 없나.
▲(박창현 물가동향팀장) 미국의 관세 인상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듯하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당선으로 달러 강세, 환율 상승 압력을 받고 그로 인해 수입 물가 상방 압력이 있다.

- 금리 인하가 부진한 내수 경기를 진작할 수 있나.
▲(이지호) 금리 인하가 여러 측면에서 도움이 되겠다. 소비 측면에서는 대출받는 이들의 원리금 상환을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재무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 지금 국내, 특히 내수 경기 중 건설업이 안 좋은 상황이다. 전반적으로 금리라는 것은 둔탁한 툴이기 때문에 경제가 돌아가는 데에 윤활유처럼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이 내년 1.9%로 물가목표 수준(2%)보다 낮다.
▲(이지호) 현재로서는 성장 흐름이 결국 물가에 압력을 준다. 내년과 내후년 유가가 어떻게 될지는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시계가 길어지면 수요 압력 등이 시차를 두고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가정했다. 내년과 내후년 경제를 강력하게 보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다.

- 디플레이션 가능성도 있나.
▲(이지호) 물가 목표 수준이 2%다. 유가가 조금만 올라가도 2%가 될 수 있고 환율 등은 계속 지켜봐야 한다. 현재 물가 수준은 목표 수준에서 크게 벗어난 수준은 아니다.
▲(물가동향팀장) 제시한 물가 경로 자체도 내년 하반기로 갈수록 올라온다. 민간 소비가 하향 조정됐지만 흐름 자체는 완만하다. 올해 하반기 낮아졌기 때문에 내년 하반기 기저효과로 올라올 수 있다. 최소한 2년 시계에서 계속 더 낮아질 거라 보지는 않는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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