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토마스 위베 폴슨 코펜하겐인프라스트럭처파트너스(CIP) 파트너
토마스 위베 폴슨 코펜하겐인프라스트럭처파트너스(CIP) 파트너가 27일 서울 종로구 소재 CIP 한국법인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 하고 있다/사진=CIP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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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 수사(rhetoric)에도 불구하고 실제 이행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선거 유세 과정에서 언급된 내용과 새 미국 행정부가 궁극적으로 실행하는 내용은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전 세계 180여 개 기관투자자 돈 약 300억유로(약 44조원)를 운용하는 덴마크 투자운용사 코펜하겐인프라스트럭처파트너스(CIP)의 토마스 위베 폴슨 파트너는 27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재당선이 전세계 '그린산업' 투자에 미칠 영향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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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지역 집중 투자된 IRA …유럽 '에너지안보' 위해 재생E 투자 늘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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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P는 2012년 덴마크 국민연금을 주축으로 설립 된 그린에너지 전문 투자개발사다. 풍력, 태양광, 파워투엑스(PtX)*, 에너지 저장 등의 프로젝트에 투자한다. 최근 10년간 조달한 자금 누적액 기준 전 세계 인프라 투자사 중 전 세계 8위 규모로, 그린에너지 전문 투자사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운용한다. 그만큼 트럼프의 집권이 관련 산업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해 왔다. 2014년 CIP에 합류해 현재 일본에서 아시아태평양 사업을 총괄하는 폴슨 파트너를 서울 종로구 소재 CIP 한국법인에서 만나 트럼프 시대 그린산업의 전망에 대해 들었다.
폴슨 파트너가 "재생에너지 사업은 트럼프의 정책 의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강력할 것"이라 낙관하는 이유 중 하나는 미국 내 정치와 시장의 상황이다. 무엇보다 지난 2년 여 간 전세계 그린투자를 급속히 촉발한 IRA가 미국 내 역학관계로 없어지기 어려워서다. 그는 "IRA 투자금의 약 78%가 공화당 의원 지역구에 지원됐기 때문에 공화당 내에서도 일자리 창출과 경제적 이득을 가져오는 IRA의 폐지를 지지하는 쪽으로 의견이 통일되지 않았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트럼프의 이전 임기 동안에도 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꾸준히 건설됐다"고 상기했다. 트럼프는 첫 집권 선거 기간 석탄산업 지원을 공약했지만, 재임 기간(2016→2020년) 미국의 석탄 발전 비중은 30.3%에서 19.1%로 줄었다. 미국 내 셰일가스 가격이 하락하자 시장에서 더 비싼 석탄이 퇴출되면서다. 시장은 결국 더 저렴한 에너지원을 선택하게 되는데, 재생에너지는 트럼프 첫 임기 때에 비해 기술 발전으로 경제성이 높아진 상태다.
미국 외의 주요국 정치·경제적 상황도 재생에너지 산업을 키우는 방향으로 작용할 거라 내다봤다. 그는 "많은 국가에서 재생에너지는 에너지 안보, 산업 발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실행 가능한 경로로 여겨지고 있다"며 "특히 유럽 국가들은 재생에너지 목표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에너지 안보"라 했다. 러시아산 가스를 수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재생에너지를 확대해야 할 정치적 동력이 강력히 존재한다는 얘기다.
클린에너지와 화석연료에 대한 전세계 투자액/그래픽=윤선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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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해상풍력 시장 기하급수적 성장 잠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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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동시에 가장 많은 재생에너지 발전을 하는 국가가 된 중국의 움직임도 주목했다. 그는 "중국의 탈탄소화 가속화는 다른 국가에도 파급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며 "다른 국가들도 경쟁 압력에 대응해 자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려고 할 것"이라 했다. 중국 재생에너지 발전 보고서(CREEI)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재생에너지 설비규모는 전년대비 24.9% 증가한 1500GW로, 이는 전세계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규모의 40%다.
시장에 형성된 관성 역시 재생에너지 투자에 힘을 실을 것이라 전망했다. 폴슨 파트너는 "전 세계 시장에서 앞으로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가 감소하고 재생에너지 투자가 증가할 것"이라며 "재생에너지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저렴하게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라 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재생에너지 및 전력망 투자 규모가 사상 최초로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를 앞질렀다.
한국 시장에 대해서는 "한국의 해상풍력 시장은 앞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고 했다. CIP는 내년 상업운전을 앞둔 해상풍력단지 '전남해상풍력 1'을 SK 이노베이션 E&S와 함께 개발하는 등 한국 해상풍력 사업에서 가장 앞서 있는 투자사 중 한 곳이다. 잠재력의 근거로 그는 바다로 둘러싸인 지리적 이점과 함께 공급망을 꼽으며 "한국은 해상풍력 단지 건설에 필수적인 케이블, 하부구조물, 선박 등 관련 산업을 선도하는 국가로, 이러한 역량은 다른 국가에 없는 고유한 장점"이라 했다.
폴슨 파트너는 "한국에서 해상풍력은 비교적 생소한 시장"이라면서도 "당국이 적절한 규제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며 진화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올해 발표된 정부의 해상풍력 입찰 계획을 언급하며 "정부가 2026년 상반기까지 7~8GW의 해상풍력 용량을 달성하기 위한 입찰 규모를 내놓는 등 안정성과 명확한 방향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한국의 잠재력을 실현하는 데 있어 긍정적 진전"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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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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