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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박서진 출연 반대” vs “악플러의 명예훼손”…싸움터 된 KBS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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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가수 박서진(29)이 오래전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후 KBS 시청자 게시판에 그의 방송 출연 찬반 민원이 연이어 제기됐다.

지난달 28일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는 ‘국방의 의무를 회피하는 공인은 제발 공영방송에 출연시키지 말아달라’는 민원이 제기됐다.

청원인 A씨는 “박서진이 올해 안에 입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본인 역시도 입대 전에 히트곡 하나 만들고 가고 싶다고 했었다”며 “그런데 오늘에서야 20대 초반에 가정사로 인한 정신질환으로 병역면제 판정을 받았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했다. 이어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오게 해준 팬들에게 이런 상식 이외의 행보는 국민을 우롱하고 기만하는 행위”라며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이 올해 KBS에서 신인상을 욕심내고 있었다니 할 말을 잃게 한다”고 했다.

A씨는 작년 10월 박서진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군대 문제를 언급한 내용을 첨부했다. 당시 박서진은 “군 입대 전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 전 국민이 다 아는 히트곡 하나 정도는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마이크를 관객에게 넘겼을 때 누구나 알 수 있는 떼창 곡이 나오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이 기사는 1년여가 흐른 지난달 29일 수정됐다. 현재는 ‘군 입대 전’이라는 부분은 삭제된 상태다.

이 청원이 1100명 이상에게 동의를 받자 지난달 30일에는 ‘악플러들이 정당한 군면제를 군 회피라며 명예훼손하는 청원은 삭제 요청한다’는 민원이 올라왔다. 청원인 B씨는 “전후 사항이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인터뷰 하나로 박서진 가수의 정당한 군 면제를 군대 회피로 몰아가고 있다”며 “박서진의 군 면제가 비리로 인한 것이라고 밝혀졌으면 청원하는 게 맞지만, 우리나라에서 비리로 군 면제가 가능하냐?”고 물었다. 이어 “힘든 상황에서 잘 버텨준 젊은 청년에게 용기를 못 줄망정 ‘이제 다 나았으니 군대나 가라’ ‘출연시키지 말라’는 등의 행동은 사람 하나 죽이자는 안티짓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 청원은 5700명 이상에게 동의를 얻었다.

이후에도 시청자 게시판에는 “박서진 팬이었는데 굉장히 실망이다” “갑질하는 연예인 출연 금지해달라”는 민원과 “KBS 청원이 어쩌다 인신공격 및 명예훼손 글을 올리는 곳이 되었나” “근거 없는 비난 말라”며 반박하는 민원이 연이어 제기됐다.

청원 제기 후 30일 동안 1000명 이상의 동의를 받은 청원에 대해 KBS는 30일 이내에 답변할 예정이다.

앞서 박서진 소속사 타조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28일 “박서진이 가정사 등으로 인한 정신질환으로 20대 초반에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가수 박서진이 지난달 30일 방송된 KBS2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에서 과거 극단 선택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KBS2


지난달 30일 방송된 KBS2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에서 박서진은 과거 극단적인 시도를 했다고 털어놨다. 박서진의 아버지는 심리 상담을 받으면서 “전에 잘 안 풀려서 서진이가 약을 한 번 먹었다”고 말했다. 박서진은 당시에 대해 “남들에게 이야기 안 하고 싶었다”며 “장구를 치기 시작해서 장터에 가다 보니 온갖 말을 듣게 됐다. 팬클럽에서는 떠나겠다고 했다. 약을 먹고 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서진은 과거 방송에서도 안타까운 가정사를 고백했었다. 그는 KBS1 ‘인간극장’에 출연해 만성 신부전증을 앓던 작은 형의 49재 당일 간암 투병을 하던 큰 형이 간 이식 부작용으로 연이어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어머니마저 자궁경부암 3기 판정을 받자 생계를 위해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아버지를 따라 뱃일을 시작했다고 했다. 이후 우울증‧불면증을 겪은 그는 병무청 신체검사를 통해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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