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종사자 40%가
연구소 해체로 떠난
LG ‘바이오맨’들
연구소 해체로 떠난
LG ‘바이오맨’들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 김용주 리가켐바이오 대표 등 내로라하는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리더들이 지난달 29일 저녁 한자리에 모였다. LG생명과학(현 LG화학) 연구소 ‘OB모임’이었다. 이들은 현재 K제약·바이오업계를 이끄는 주역들이다. 이날 모인 회사들의 시가총액은 21조원이 넘는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오늘날 K바이오의 성공 요인을 LG생명과학의 유산에서 찾는다. 한 바이오 기업 대표는 “국내 제약·바이오 분야 플레이어 40% 이상이 LG생명과학 출신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며 “노키아의 패망이 수많은 딥테크 스타트업을 탄생시킨 것처럼 LG 출신들도 민들레 홀씨처럼 퍼져나가 각자의 자리에서 더 많은 꽃을 피웠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노키아는 155년 역사를 자랑하는 통신장비 기업으로 세계 1위 휴대폰 회사였다가 2000년대 중반부터 도태됐다.
1980년 LG는 글로벌 제약사 수준으로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인재들을 영입해 아시아 최대 규모의 럭키중앙연구소(현 LG화학 기술연구원)를 차렸다. 박사 100여 명을 포함해 연구원만 400명이 넘었다. 매년 수백억 원씩 투자해 국내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약도 만들어냈다.
하지만 비용 압박과 함께 그룹 핵심 사업이 전자·통신·화학으로 재편되면서 연구소가 해체되자 연구원들은 학계와 다른 제약사, 연구소로 뿔뿔이 흩어졌다. 그리고 ‘럭키중앙연구소’의 DNA를 가진 이들은 K제약·바이오 산업의 ‘밀알’이 됐다.
LG생명과학도 2017년 LG화학으로 합병해 새로운 제약·바이오 성공 신화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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