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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아버지, 목숨 걸고 비행 나서"...유기견 구하다 숨진 한국계 美파일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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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미국에서 유기견을 구조하기 위해 비행기를 조종하던 한국계 파일럿이 불의의 사고로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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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 구조 비행하다 추락 사망한 석 김씨 (사진=쇼하리 밸리 동물보호소/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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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각) AP 통신은 지난달 24일 유기견 구조 활동을 위해 이륙했다가 추락 사고로 숨진 석 김(49) 씨의 사연을 전했다.

뉴욕주 그린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에 따르면 김 씨는 당시 강아지 리사를 포함해 유기견 세 마리를 태우고 미국 메릴랜드주에서 뉴욕주 올버니로 비행하던 도중 캐츠킬 산맥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강아지 리사도 사고로 숨을 거뒀고, 나머지 강아지 두 마리는 다리가 부러지는 등 부상을 입었지만 살아남았다.

구조 당국은 사고 다음 날 캐츠킬 주립공원에서 비행기 잔해를 발견했고, 국가교통안전위원회(National Transportation Safety Board) 자세한 사고 내용을 조사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비행기 조종사가 되는 것이 꿈이던 김 씨는 4년 전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 동물 단체 ‘파일럿 앤 퍼스’(Pilots n Paws)에서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이 단체는 재난 지역에 있는 유기견과 유기묘를 동물 보호소로 이송하는 일을 한다.

사고 당일에도 안락사가 없는 ‘쇼하리 밸리 동물 보호소’로 향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페어리테일 레스큐 등 동물구조단체는 김 씨가 그동안 유기견 운송을 통해 많은 생명을 구조해 왔다고 애도 성명을 발표했다.

김 씨와 함께 일한 페니 에드워즈는 “놀라운 사람이었다”고 떠올리며 “동물 구출뿐 아니라 지역 사회를 위해서도 많은 일을 했다”고 전했다.

김 씨는 올해 허리케인 헬렌으로 피해를 입은 노스캐롤라이나 주민에게 구호품을 전달하는 일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의 가족은 김 씨를 기리기 위해 강아지 리사를 화장하고 남은 재를 집 뒷마당에 묻었다.

김 씨의 딸 레아(16)는 “아버지는 목숨을 걸고 비행에 나설 만큼 리사에 대해 각별했다”며 “우리가 리사를 계속 보살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시작한 일을 계속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김 씨를 추모하는 사이트에는 많은 사람들이 그를 기리며 유가족을 지원하기 위한 기부금을 모으고 있다. 장례식은 오는 5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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