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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IT과학칼럼] 탄소중립 실현, CCU가 대한민국 산업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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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2018년 기준 우리나라는 약 7.3억 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으며, 특히 발전(전환)과 산업 부문에서 각각 약 2.6억 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따라서 해당 부문의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매우 중요한데, 발전 부문은 화석연료 기반의 발전소를 태양광·풍력의 재생에너지, 수소·암모니아, 원자력 등 청정에너지로 교체하면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산업 부문은 우리나라 경제의 버팀목인 제조업의 비중이 매우 높고, 에너지 다소비 업종이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이기 때문에 2030년 NDC와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것은 매우 도전적인 과제다. 구체적으로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및 반도체·디스플레이 4대 업종에서 산업 부문 배출량(2018년 기준 2.6억 톤)의 72%(1.9억 톤)에 해당하는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으나, 제품생산 공정에서 마땅한 탄소감축 수단이 없어 기업의 부담과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우리나라 산업구조의 그린 대전환을 통해 산업 부문의 온실가스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지만, 그 과정에서 천문학적인 사회·경제적 비용이 수반될 것이다. 따라서 2050년 탄소중립 사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기존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전환에 필요한 시간을 벌어줄 수 있는 유일한 탄소감축 수단은 CCUS(탄소포집, 활용, 저장) 기술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CCUS 기술이 2050년 온실가스 감축에 단일 기술로는 가장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미국·EU 등 주요 선진국들 역시 CCUS 기술을 탄소중립 실현의 핵심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30년 CCUS 감축목표를 11.2백만 톤으로 상향하였으며,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는 55.1~84.6백만 톤의 감축안을 제시한 바 있다.

CCUS 기술 중에서 이산화탄소 저장 기술(CCS)은 저장 후보지를 탐색하고 다양한 실증연구로 상용화 수준에 근접해 사업화가 진행되고 있으나, 이산화탄소 활용 기술(CCU)은 전세계적으로 건축 소재, 카보네이트와 메탄올 같은 일부 화학제품을 상용화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간의 투자를 통해 주요 CCU 원천기술을 확보해 합성가스, 개미산, 탄산칼슘을 생산하는 중소 규모의 실증을 추진했지만, 기존 석유화학 제품 대비 낮은 경제성 등으로 기업의 기술도입 유인이 부족해 상용단계에 진입하지 못했다.

따라서 CCU 기술을 조기에 상용화해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고 산업경쟁력도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규모 이상 검증이 완료된 CCU 기술을 대상으로 지역별로 특화된 산업 맞춤형 실증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실증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CCU 전방산업(이산화탄소 다배출 산업)과 후방산업(제품 수요 산업) 연계가 중요하며, 기업의 참여를 실증과정에서통해 CCU 비즈니스 모델이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 중 발전과 석유화학산업이 모여있는 서부권, 정유화학산업이 밀집한 남부권, 철강산업이 주축인 동남권과 시멘트산업 기반의 중부권을 대상으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CCU 대형 실증사업을 성공함으로써 기술의 경제성과 사업성이 확보된다면 우리의 산업을 구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홍성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전략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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