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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정치인인가 인플루언서인가'…선넘는 트럼프와 각료 지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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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대]우익 인터넷 인사·폭스뉴스 진행자 뒤섞인 인플루언서 정부 돼

소셜미디어로 자신의 책 홍보·기업체 칭찬도

뉴스1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신발 박람회 ‘스니커즈 콘’에 황금색의 성조기가 그려진 50만원대 ‘트럼프 스니커즈’를 소개하고 있다. 2024. 2, 1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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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그의 내각 지명자들이 정치인이라기보다는 인플루언서의 행보를 보인다고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지명자 중 일부는 제품을 홍보하고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이나 개인 브랜드를 높이기 위해 인플루언서가 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보건복지부 수장으로 임명되기 몇 주 전에 머리끈이 달린 탄력 공을 사용하는 홈 복싱 게임인 박스볼렌(Boxbollen)을 위한 소셜미디어 비디오를 녹화했다. 자신의 틱톡 계정에 올린 이 동영상에서 케네디 주니어는 작은 공을 주먹으로 반복해서 친 후 '박스볼렌!'이라고 외쳤다.

WP는 이 영상 속 모습이 최근 물러난 대선후보로서도, 그리고 곧 차기 장관이 되는 사람으로서도 이례적인 모습이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이 영상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측근인 몇몇 유명 인사들이 그의 두 번째 백악관 임기를 앞두고 소셜 미디어 명성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잘 보여준다고 했다. 트럼프는 경력 있는 관리 계급이 아닌 우익 인터넷 인사와 폭스뉴스 진행자들이 뒤섞인 조언자들을 모아 인플루언서 정부를 만들었고, 문제는 새로운 형태의 이해 상충 문제를 제기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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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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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 행보를 보이는 사람 중 가장 먼저 언급되어야 할 이는 단연 트럼프다. 그는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내각 후보를 발표, 자신의 미디어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당선 전 최근 몇 달간 그는 트루스소셜에 트럼프 브랜드의 성경, 운동화, 사진집, 금시계 등을 광고했다.

지명자 가운데 국방부 장관 지명자인 피트 헤그세스는 자신의 책인 '전사들에 대한 전쟁'을 정기적으로 소셜미디어 동영상으로 홍보하는 사람이다. 그는 트럼프의 지명 전 한 인터뷰에서 "각성한 모든 장군과 제독을 해고하겠다"면서 정치적 올바름을 내세웠던 이들을 배척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기관을 이끌게 임명한 유명 의사인 마호메트 오즈는 지난주 수백만 명의 틱톡 및 X 팔로워에게 "믿을만한 소스인 아이허브에서 산 아슈와간다(허브의 일종)같은 적응제를 사용하면 추수감사절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고 썼다. 아이허브 대변인은 오즈와의 관계의 '재정적 성격'을 공개하는 것을 거부했으며 트럼프가 오즈를 임명한 이후 회사와의 '관계에는 변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 트럼프 지지자인 공화당 의원은 250달러를 받고 카메오로 출연한 한 영상을 잠깐 광고했다. 그의 계정은 인플루언서로 분류되어 있었는데 개설된 지 이틀 만에 삭제됐다.

연방 직원은 정부 업무와 영리 이익 간의 잠재적인 충돌을 고려하여 공공 직위를 이용, 제품을 보증하는 것이 금지된다. 연방 하원 규정에는 의원들이 출연료를 받고 어딘가에 출연하는 것이 금지된다. 시민 단체인 '워싱턴의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의 부국장인 도널드 K. 셔먼은 그 의원이 카메오 출연 돈을 요구하기 위해 하원의원의 지위를 이용하려 했다는 것은 명백하다면서 "정부 서비스는 대중에게 봉사하는 것이지 개인 재정을 늘리기 위해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소셜미디어 전문가인 미국 시튼 홀 대학의 조교수 제스 라우치버그는 하지만 그럼에도 더 많은 인사들이 "정치인과 콘텐츠 제작자 사이의 경계를 혼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왜냐하면 소셜미디어로 자신들이 광범위한 신뢰와 명성을 얻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정치인이 되려면 영향력 있는 사람처럼 게임을 해야 한다"면서 다만 "웃음의 순간이나 밈으로 상호작용하는 데만 집중했다가는 정치지도자로서 그가 누군지 숨겨지는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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