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가 걸림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 (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도착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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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조건으로 미국과 추진 중이던 상호방위조약을 포기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사우디와 서방 관리를 인용해 사우디가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는 대신 보다 낮은 수준의 군사협력 협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논의 중인 군사협력 협정에는 이란으로부터의 지역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합동 군사 훈련과 훈련을 확대하는 것이 포함될 예정이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은 훈련, 병참, 사이버 안보 지원 등을 통해 사우디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미사일 방어와 통합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해 패트리엇 미사일 대대 배치를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이 협정은 외국의 공격이 있을 경우 미군이 사우디를 보호할 의무가 있는 구속력 있는 상호방위조약은 아니다.
사우디의 싱크탱크 걸프연구소 압델아지즈 알-사거 소장은 "사우디는 더 많은 군사 협력과 미국의 무기 판매를 허용하는 안보 협정을 체결하게 되지만, 당초에 추구했던 일본이나 한국과 유사한 방위 조약은 체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그간 이스라엘-사우디 간 국교 수립을 위해 힘써 왔는데 이를 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방위조약을 추진해 왔다.
사우디는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조건으로 미국의 확고한 국방 보장, 최고 수준의 미국 무기에 대한 접근, 원자력 부문 건설 지원을 요청했다. 또 사우디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독립국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극우와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만큼 사우디 측 의견을 수용할 수 없다는 점, 사우디 역시 아랍권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아 조건을 완화하기 어렵다는 점, 바이든 행정부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 등이 맞물리며 이 같은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의 한 고위 관계자는 로이터에 "조약의 95%가 완료됐지만,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 없이는 (조약)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대체 협정을 논의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사우디와 이스라엘 간 관계 정상화에 속도를 낼 가능성도 점쳐진다.
런던 정경대의 중동 전문가 파와즈 게르게스 교수는 로이터에 "트럼프에게는 사우디가 가장 큰 목표"라며 "트럼프는 국교 정상화의 대가로 가자지구에서의 휴전을 약속하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실질적인 양보를 하지 않도록 팔레스타인을 지원하겠다고 잠정적으로 약속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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