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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플라스틱 종식 위해 국제사회 머리 맞댔지만, 산유국 반대로 합의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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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기자(overview@pressian.com)]
전 세계 플라스틱 오염 종식 논의가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한 채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일부 산유국에서 플라스틱 생산 규제를 거부한 탓이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가 당초 종료 예정일을 넘긴 2일 새벽 3시에 종료됐다. 루이스 바야스 발비디에소 의장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일부 문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것은 고무적이지만, 소수의 쟁점이 완전한 합의를 이루는 것을 막고 있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음을 간접적으로 나타냈다. 발비디에소 의장은 "쟁점을 효과적으로 해결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추후 5차 협상위를 재개해 협상을 마무리 짓기로 전반적인 합의가 이뤄졌다"고 언급했다.

국제 사회가 지난 2022년 3월 플라스틱 종식을 위해 법적 구속력 있는 합의를 마련하기로 한 이래, 부산 회의를 포함 다섯 차례 마주앉았지만 결실을 맺지는 못했다.

INC-5 주요 쟁점은 크게 세 가지로, △ 화석연료에서 추출한 플라스틱의 원료인 1차 폴리머의 생산 규제 여부, △ 유해 플라스틱과 화학물질 퇴출 여부, △ 협약 이행을 위한 재원 마련 방법 등이다.

지난 달 25일부터 부산에서 열린 INC-5에서는 협상위 첫날 발비디에소 의장이 기존 70여 쪽이었던 협약 문안을 20여 쪽으로 줄인 비공식 문서를 협상의 기초로 삼자고 제안이 나왔고, 최대 플라스틱 생산국인 중국이 예상보다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합의 도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산유국이 플라스틱 생산 규제를 극구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약 체결 후 첫 당사국 총회 때 1차 플라스틱 폴리머 생산을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줄일 전 세계적 목표를 담은 부속서를 채택하자'라는 문구를 협약에 넣자는 제안에 100여 개의 국가가 지지 의사를 표명했으나 합의를 이루는 데는 실패했다.

환경시민단체 플뿌리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협약 성안은 무산됐지만 "협약 핵심 사항인 플라스틱 생산 감축 필요성을 다시 확인했다"는 데 의미를 뒀다. 다만 "플라스틱 전 주기 관리 측면에서 생산 규제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임에도 관련 조항 논의가 협상 기간 내내 지지부진했다는 점은 한계로 남았다"고 꼬집었다.

또 발비디에소 의장의 비공식 문서 '제1조 목적'에서 "협약 목적을 '플라스틱 오염 종식'이 아닌 '플라스틱 오염으로부터 인간 건강과 환경을 보호한다'로 그 수위를 대폭 낮춰 제시"하고 "협약의 내용을 이행할 수 있는 재원 조달 문제도 해결되지 못했다"면서 주요 쟁점인 생산 감축 반영 여부, 재정 매커니즘 신설에 대한 큰 의견 차로 추후 협상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플뿌리연대는 INC-5 개최국인 한국 정부의 준비 미흡과 무성의함을 지적했다. 이들은 "그동안 환경부 장관은 생산 감축을 지지한다고 밝혀왔으나 협상 회의 내내 생산 감축에 대해 어떠한 의견서도 제출하지 않았다"며 "각국 대표단은 주요 쟁점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지만, 한국 정부는 협상장 안에서나 밖에서나 조용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마지막 본회의 3시간 전에 환경부 장관과 외교부 장관이 협상장에 등장해 '협상 타결 시도'라는 제목의 사진만 남겼다"며 "성공적인 협약 성안을 위한 길은 명확하다. 세계 4위의 플라스틱 생산국으로서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프레시안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가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진행 중인 가운데 11월 2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도시철도 2호선 센텀시티역에 시민들이 남긴 한 마디가 티켓 형태의 포스트잇으로 제작되어 광고판을 가득 채우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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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기자(overvie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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