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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엄포지!”…트럼프 “달러 버리면 100% 관세” 발언에 공화당 ‘협상용’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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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달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항구에서 한 선박의 컨테이너가 하역되고 있다. 오클랜드/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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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브릭스 국가들을 지목하며 “달러를 버리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것은 달러 패권 유지를 위해 관세를 무기로 사용하겠다는 후보 때 공약을 공식화한 것이다. 하지만 보복관세는 필연적으로 미국과의 교역량을 줄여 달러 지배력을 약화한다는 점에서 논리적 모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공화당 쪽에서도 ‘협상용 엄포’로 간주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당선자는 선거운동 때부터 미국 달러에서 이탈하려는 국가들에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지난 9월 그는 위스콘신의 모시니에의 한 유세에서 이런 구상을 밝혔다. 당시 그는 “많은 나라가 달러를 떠나고 있다”며 “(달러의 지위를 흔들려는 나라들에) ‘우리가 당신들 상품에 100% 관세를 매겼기 때문에 당신들은 달러를 떠나야 하고 미국과 사업을 할 수 없다’고 말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상대국가를 특정하지 않았지만 30일 발언에선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9개국 협의체) 국가’라고 상대를 명시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후보 시절인 지난 3월 시엔비시(CNBC)와 인터뷰에서 “국가들이 달러를 포기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이후 블룸버그는 “트럼프와 참모들이 달러의 지위를 흔들려는 적성국이나 동맹국에 수출 통제, 환율조작국 지정, 관세 부과 등의 옵션을 검토 중이다”고 보도한 바 있다. 9월 발언은 이런 구상을 처음으로 구체화한 것이었다.



하지만 ‘보복관세’가 ‘달러패권 유지’와 공존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단기적으로 압박을 줄 순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수출보다 수입을 많이 하는 무역적자를 유지함으로써 달러를 세계 시장에 공급해 달러 패권을 유지하는데, 관세는 미국의 무역적자와 교역량을 줄여 장기적으로 달러 공급과 지배력을 모두 축소할 수 있다. 카네기 국제평화기금의 선임 연구원인 마이클 페티스는 소셜미디어 엑스에 “미국은 달러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무역적자를 감수한다. 무역적자를 줄이면서 동시에 달러 패권을 강화할 수는 없다. 미국은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며 “(브릭스 국가에 대한 보복관세 엄포는) 트럼프 행정부가 글로벌 무역 및 자본 시스템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지를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이때문에 이번 발표도 실제 이행 계획이라기보다 협상 전략의 일환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은 시비에스(CBS) 뉴스에 나와 “멕시코와 캐나다에 관세 위협을 했고 즉각적인 행동을 이끌어냈다”라며 “(협상을 위해선) 지렛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달러 패권'을 흔들려는 여러 도전은 최근 들어 브릭스를 중심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선 달러 결제와 다른 브릭스 자체의 결제 시스템 구축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당시 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 틴 대통령은 지우마 호세프 신개발은행(NDB) 총재가 “달러가 무기로 사용되고 있다”고 발언하자 “실제로 그렇다”고 동의하면서 달러가 정치적 수단이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달러를 이용하는 것은 달러의 신뢰를 떨어트리기 때문에 큰 실수”라고 지적하고 “우리는 달러를 거부하거나 맞서 싸우지 않지만, 달러와 함께 일할 수 없기 때문에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2년 2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지도자들이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퇴출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후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이른바 ‘브릭스 브리지(BRICs -Bridge)'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는 등 전통적인 달러 결제 시스템의 대안을 모색 중이다. 중국도 적극적인 통화스와프 체결을 통해 아랍권과 중남미 국가들을 중심으로 위안화 결제를 확대하고 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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