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442원까지↑…소비 불확실성에 촉각
연말 소비 특수, 겨울 의류 판매 등 미칠 영향 대비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하며 원달려 환율이 급등하는 등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유통 업계가 소비 시장 침체를 걱정하며 대책을 세우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방문객이 쇼핑카트를 끌고 이동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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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우지수 기자] 비상계엄령 여파에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유통 업계가 근심하고 있다. 고환율이 고물가로 이어지면 올해 경기 침체로 차가웠던 소비 시장이 더 얼어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상계엄 해제 이후 환율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업계는 여전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 급등에 소비 침체가 깊어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일 오후 11시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후 1442원까지 급등했다. 지난 2년 1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16.4원까지 내렸지만 불확실성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유통 업계는 발빠른 계엄령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날 오전 8시에 영업본부 임원 임시회의를 소집했고 계엄령이 해제되자 회의를 취소했다. 대형마트 업계는 새벽에 비상연락망을 가동하며 비상 상황을 대비했다. 새벽 영업 점포가 대부분인 편의점 업계도 위기 대응 방안을 세우는 등 대책을 수립했다. 새벽 배송을 운영하는 이커머스 업계는 도로 통제, 통행제한 등 조치는 없었기 때문에 별다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업계는 최근 집중하고 있는 연말 판매 전략에 계엄령 여파가 영향을 끼치지 않을지 걱정하는 분위기다. 통상 12월은 크리스마스, 연말연시 대규모 할인 행사 등 소비 특수를 노린 행사에 힘을 주는 시기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연말 분위기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 내부서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달부터 본격 추위가 시작되면서 업계는 객단가가 높은 겨울 의류 판매 증진을 기대하고 있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필수품을 제외한 추가 소비를 줄이는 현상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월평균 가구당 소비 지출 중 의류·신발이 차지하는 비중은 3.9%로 역대 가장 작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패션 판매 비중이 큰 채널은 겨울 의류 판매가 연간 매출액 성적을 좌우한다. 소비 침체가 더 가속되지 않기를 바랄 것이다"라며 "시장 불황 장기화는 진행 중이었다. 소비가 더 침체되더라도 가격 경쟁력 강화, 상품 수입 국가 다변화 등 사업 전략에는 변화가 없다"고 전망했다.
올해 유통 업계는 3고 현상(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에 몸살을 앓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국내 주요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23개사 매출액 추이에 따르면 지난 10월 대형마트와 백화점 매출액은 전년 같은 달 대비 각각 3.4%, 2.6% 감소했다. 이에 더해 지난달 초까지 이어진 예년보다 더운 날씨에 가을·겨울 의류와 난방용 가전 판매 등 계절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대형마트 업계 1위 이마트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8% 줄었고, 총매출액은 4.4% 줄었다. 롯데마트 역시 같은 기간 역시 영업이익 11.6%, 매출액은 4.9% 각각 감소했다. 백화점 업계는 주요 3사(롯데·신세계·현대)가 모두 올해 3분기 영업이익 후퇴를 겪었다.
전문가들은 계엄령으로 인해 갑작스러운 환율 급등을 겪으면서 소비 침체가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환율이 오르면 수입 의존도가 높은 상품 가격도 덩달아 오르며 국내 고물가가 더 심화한다"며 "계엄령 여파가 길게 지속된다면 국내 소비 침체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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