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5 (목)

이슈 주목 받는 아세안

日언론 "尹 계엄, 건곤일척 승부수"…한일관계 여파 주시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尹 지지율 하락에 코너 몰려 승부수

"현직 대통령의 실패한 쿠데타" 평가도

이시바 총리 방한 차질 가능성도 주목

일본 언론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사실을 집중 보도하면서 향후 한일 관계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특히 내달 예정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방한 일정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거론됐다.

교도통신은 4일 한 일본 외무성 관계자가 이시바 총리 방한과 관련해 "향후 상황에 따라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 역시 "내년 1월에 이시바 총리가 방한해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조율해 왔지만, 일정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아시아경제

일본 아사히신문 홈페이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앞서 진보 성향의 아사히신문을 비롯한 일본 주요 일간지들은 이날 조간신문 1면과 자사 홈페이지 상단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기사를 비중있게 배치하며 사안을 집중 조명했다. 아사히신문은 "2022년 발족한 윤 정권이 지지율이 20%대로 침체하자 스스로 권력을 지키기 위한 비상 수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윤 대통령의 구심력 저하는 불가피한 정세"라고 평가했다

특히 일본 언론은 이번 사태가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및 수교 60주년을 앞두고 개선 흐름이 이어졌던 양국 관계에 작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요미우리는 "국교정상화 60년에 맞춰 관련 행사도 검토가 이뤄진 가운데 계엄령이 찬물을 끼얹는 일이 될 듯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은 지난달 21일 라오스에서 열린 제11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 회의(ADMM-plus)를 계기로 양자 회담 개최 및 나카타니 방위상의 연내 방한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2015년 이후 9년 만에 추진된 일본 방위상의 방한이 성사되기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왔다. 나카타니 방위상은 이날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특단의 관심을 갖고 사태를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아시아경제

AF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날 한국의 비상계엄 상황을 집중적으로 보도한 일본 언론들은 윤 대통령의 지지 기반 악화를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전세 역전을 위한 회심의 승부수를 던졌지만, 상황은 오히려 나빠졌다는 평가다. 교도통신은 "11월에 임기 절반이 지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 전후로 저조해 사태를 타개하려는 목적도 있어 보인다"며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겠다고 주장했지만, 윤 대통령이 말하는 반국가 세력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지칭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의 한 논설·편집위원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44년 만의 비상계엄령이 헌법에 따라 단기간에 막을 내렸다"며 "야당의 공세와 보수 진영과의 잡음으로 인해 자신의 임기를 무사히 마치기 어려울 것으로 본 윤 대통령이 '건곤일척'의 승부수를 던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가를 혼란에 빠뜨렸다는 야당의 공격이 거세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며 "윤 대통령에겐 매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짚었다.
아시아경제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 현지에선 이번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실패한 쿠데타'로 묘사하는 평가도 나왔다. 닛케이의 한국 계엄 상황 기사에 투고한 후쿠이 켄사쿠 변호사는 "보통은 계엄령 선포와 함께 군부가 의회를 제압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한발 늦은 것 같다"며 "명백히 대통령에 의한 쿠데타 실패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어 "쿠데타가 수포가 된 이상 대통령에 대한 내란죄 적용이 화두로 떠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분열과 대립으로 점철된 작금의 국제 정세와도 완전히 들어맞는 사안처럼 여겨진다"고 진단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단행에 일본 정부 관계자들 역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한 일본 정부 당국자는 "윤 대통령이 낮은 지지율을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했지만 이런 식으로 나올 줄은 몰랐다"며 "향후 상황을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외무성 관계자 역시 "계엄령이 내려진 것은 큰일"이라며 "군을 움직이는 것은 쿠데타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아시아경제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