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벡트는 이날부터 내일까지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다. 전체 공모 물량의 25%인 118만7500주를 공모한 뒤 오는 16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상장 주관은 신한투자증권이 맡았다. 확정 공모가인 3900원 기준 시가 총액은 535억원이다.
벡트에 대한 투자 심리는 우호적이었으나, 상황이 악화일로다. 이날 오후 1시 15분 기준 벡트 주식에 대한 비례경쟁률은 5.1대 1에 불과하다. 통상 둘째 날 청약 수요가 몰리는 점을 감안해도 부진한 기록이다. 최근 청약에 흥행한 더본코리아의 경우, 첫날 같은 시각 경쟁률이 40대 1을 넘어섰다.
벡트에 청약하려는 투자자가 줄어든 건 갑작스러운 계엄 및 해지 사태로 정부가 정책을 끝까지 끌고 가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AI 교과서 정책을 주도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포함한 국무위원 전원은 이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통령과 총리를 제외한 국무위원은 모두 19명이다.
이 장관은 AI 교과서 도입의 총대를 멘 인물이다. 그는 지난달 29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을 통해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 도입 로드맵 조정안’을 발표한 바 있다. 조정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한 수학과 영어, 정보 과목은 AIDT가 보급된다.
하지만 정부 정책 추진력 약화로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커졌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AIDT는 교과서가 아니라 교육자료가 돼 참고용으로만 쓰이게 된다. 민주당은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것과 개인정보 보호 문제, 문해력 문제 등을 지적하며 의무 사용 대상인 교과서에서 제외하겠다는 주장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 밤 10시 25분쯤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그러나 2시간 30분 만에 국회가 긴급 본회의를 열고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윤 대통령도 이를 수용했다. 이날 오전 4시 30분쯤 국무회의에서 계엄 해제안이 의결됐다.
전날 벡트는 공모가를 희망 범위 최상단인 3900원으로 확정했다. 지난달 25∼29일 진행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는 총 34억3342만6000주가 접수돼 경쟁률 963.77대 1을 기록했다. 전체 참여 건수의 99.08%(가격 미제시 포함)가 희망 공모가 범위(3500∼3900원) 상단 이상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귀환 기자(ogi@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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